동북 사람들은 ‘가마솥찜(铁锅炖)’을 특히 좋아한다. 최근 동북지역을 찾는 남방 관광객들도 이 료리에 푹 빠졌다. 도시의 중소형 식당 주인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가마솥찜 음식점을 속속 오픈하며 도시에서 마을까지 어디서나 이 독특한 료리를 맛볼 수 있게 되였다. 손님 접대나 가족 모임에서도 다양한 맛의 가마솥찜이 인기이다.
지난해 겨울, 할빈의 빙설축제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가운데 ‘가마솥찜’이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특히 ‘가마솥거위찜’은 남방 관광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가마솥찜의 력사는 깊다. 그 조리법은 ‘찌는’ 방법 하나만으로도 ‘지지고 볶고 튀기는…’ 등 다양한 료리방법을 제쳤고 그 력사 또한 수백년 혹은 수천년은 앞선다고 한다. 수조 말기와 당조 초기로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리세민이 부하들을 이끌고 적진 주변을 정탐하던 중 발각되여 필사적으로 포위를 돌파했으나 간신히 탈출한 뒤 중상을 입었다고 한다. 위급한 순간 약초 채집인을 만나 구출되였고 그가 약초로 상처를 치료해주는 동안 가마에 들꿩과 들토끼 같은 사냥감을 넣어 끓인 료리로 영양을 보충했다고 한다. 며칠 후 상처가 아물고 기운을 회복한 리세민은 이후 전쟁에서 대승을 거두었고 당조를 세워 황제가 된 뒤에도 부하들과 그 시절을 회상하며 궁중 료리사에게 ‘가마솥 들꿩료리’를 만들어 추억하도록 했다고 한다. 이렇게 ‘가마솥찜’ 료리가 전해져 내려오게 되였다는 설이 있다. 또 다른 설은 산동지역 사람들이 동북으로 이주하며 몽골족과 만족의 음식문화를 융합해 일석이조의 ‘가마솥찜’을 탄생시켰다는 이야기도 있다.
지난해 여름과 가을 환절기때 길림성 송원시 전궈얼뤄스(前郭尔罗斯) 몽골족자치현 문화연구회 일행이 조원현(肇源县)을 방문해 민간 친선교류활동을 진행했다. 저녁 만찬 자리에서 전궈얼뤄스현의 손님들은 고급 호텔보다도 "조원현의 가마솥찜(铁锅炖江鱼)"를 고집했다. 흥미롭게도 조원현 몽골족련합회 동반자들도 마침 근처에 유명한 "번영륙대 가마솥찜(繁荣六队铁锅炖)" 맛집을 추천했다.
맛집을 찾은 일행이 둥근 가마솥 주위에 둘러앉자 아궁이에서 장작이 타는 소리가 났고 잠시 후 냄비속 양념 국물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했다. 식당 종업원이 손질한 붕어, 메기, 동자개, 우럭을 가마에 넣었고 얼마 안되여 은은한 생선 향기가 감돌자 종업원은 또 옥수수 반죽을 들고 와 냄비 웃부분에 둥글게 붙인 뒤 냄비에 찜통을 올려 타래지게 만든 찐빵(花卷)을 넣고 다시 뚜껑을 닫았다. 장작을 더 넣자 가마는 다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오랜 친구들이 모여 술잔을 기울이며 몽골족 '궈얼뤄스(郭尔罗斯)'의 력사를 이야기했다. 송화강 북안의 조원현(肇源县)은 원래 '궈얼뤄스후기(后旗)'였고 남안의 길림성 송원시(松原市) '궈얼뤄스전기(前旗)'와 "강을 사이두고 있지만 남북은 한집안"인 셈이였다. 1956년 국무원 승인으로 '후기'가 조원현으로 개칭되였다. 분위기가 고조되자 누군가 "몽골족은 노래의 달인, 한곡 부르시죠!"하며 박수를 촉발했다. 손님은 목청을 돋우어 불렀다. 생선의 맛과 술 향기, 열정적인 노래가 어우러져 열광적인 밤을 그려냈다.
올해 설련휴에 할빈은 빙설대세계가 력대 최대 규모의 관광객을 맞이했고 또 제9회 동계아시안게임 개최로 겹경사를 맞이했다. 수십개국에서 몰려든 관광객으로 할빈은 숙박과 식당이 매일 만원이였고 동북 특유의 '가마솥찜(铁锅炖)'은 거위, 물고기, 돼지고기 버전으로 다양화되며 국내외에 이름을 떨쳤다. 이제 가마솥찜는 동북료리의 상징으로 되였다.
출처: 흑룡강일보
편집: 장성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