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트단지 주민들로 구성된 위챗 대화방이 있다. 중소학교 여름방학이 다가오는 요즘 이 대화방은 거의 매일 ‘과외공부’를 둘러싼 대화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소학교 3학년 수학 가르치는 선생님 어디 없을가요?”
“초중 영어 과외 잘하는 학원 좀 소개해주세요.”
“소학교 입학할 애가 있는데 방학간에 먼저 공부할 교과서를 빌려주실 수 있을가요?”
아빠트단지에서 주민들의 주거에 관련하여 토론사항이 있거나 공지를 올릴 때 쓰는 500명 규모의 단체대화방이 요즘은 이렇게 몇명 학부모들에 ‘점령’되여 있다. 이웃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면서 서로 돕고 살아가는 취지로 생각하면 별문제 없지만 학생이 있는 가정마다 이렇듯 방학간 과외에 골몰하는 현상은 문제시되지 않을 수 없다.
과외가 꼭 필요할가? 중소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거개가 “집집이 다 과외를 시키는데 우리 애만 안시킬 수는 없잖아요?”하고 대답한다. 결국 남이 다 시키니까 내 아이만 뒤처지게 될 것 같은 우려심과 불안감에서 엉거주춤 따라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그 우려심과 불안감은 어디서 오며 누가 조장하는가?
한 학부모의 하소연을 듣고 생각이 깊어졌다. 아이의 소학교 입학을 앞두고 과외학원을 찾아갔더니 “모든 학업은 소학교 1학년에서 결정난다.”면서 반드시 필요한 선행학습이고 적시적으로 잘 찾아왔다고 하더란다. 아이가 무난하게 소학교 학습생활에 적응하니까 2학년에서는 과외학원을 그만두려고 했는데 학원의 선생님은 “2학년이야말로 관건”이라고 하면서 “2학년에서부터 뒤처지기 시작하면 3학년부터는 아예 따라가지 못한다.”며 계속 다녀야 한다고 강조하더란다. 3학년은 저급학년 마지막이라서 관건, 4학년은 고급학년으로 올라가는 과도기, 5, 6학년은 초중에 가서 잘 따라가기 위한 관건…그렇게 줄곧 과외학원을 달고 살았다. 그런데 지금 초중생인데 자주학습능력이 별로 없고 공부성적도 수수해서 속상하다면서 이제 와서 안다니면 더 못할 것 같고 고중에도 못붙으면 그때 가서 더 통탄할 것 같아서 울며 겨자먹기로 계속 학원에 보낸다고 했다.
같은 교원의 강의를 들으며 한교실에서 공부하는데 성적이 차이가 나는건 강의 집중력이라든지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과 능력이 다른 원인일 수 있는데 과외학원으로 성적 우렬을 평가하는 건 리성적이지 못하다고 본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과외학원을 다니는 경우가 있다 하여 그 공을 과외학원에 돌릴 게 아니라 그 학생이 언제든 어디서든 열심히 공부한 데로 돌려야 한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잘 장악하고 나서 과외학원에 가서 더 련마하고 더 깊이 파고들면서 우수해지는 것이지 과외학원에 다니기때문에 우수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배움에 흥취가 없고 공부할 마음이 없는 학생은 교실이든 과외학원이든 아무리 앉혀놓아도 공부가 머리에 들어갈리 없고 그저 시간과 정력과 돈만 허비하게 된다.
여름방학에 즈음하여 교육부에서 관련 ‘통지’를 발부하면서 ‘아이들의 여름방학 생활을 합리하게 배치하고 캠프활동, 배움려행, 체험학습과 과외양성 등에 대해 리성적으로 바라보고 신중하게 선택’할 것을 주문했다.
진정 내 아이를 위한다면 아이에게 적합하고 아이가 원하는 방향으로 필요한 과외를 배치해주고 아이의 노력과 분투를 격려하고 이끌어주는 게 부모로서 해야 할 몫인 줄로 안다. 아이에 대한 진지한 분석과 연구가 없이 그저 친구 따라 강남 가듯, 바람 따라 돛을 달듯 이리저리 휘둘리우고 과외학원들의 얄팍한 상술에 넘어가 우왕좌왕하는 부모의 행동은 오히려 아이의 발전에 그늘을 드리우고 심적,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뿐이다.
자녀교육에서 오직 내 아이를 위한 일관된 교육방침을 확정하고 그에 따라 차분하고 현명하게 한걸음한걸음 아이의 성장을 이끌면 그것으로 족하다.
출처:연변일보
편집:김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