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뒤로 묶인 3~4000명의 중국인들이 4인 1조 네 개의 종대로 남경 북부의 석탄항으로 끌려갔다. (일본군이) 그들을 향해 중기관총을 마구 난사했다.”
남경대학살에 가담한 일본 침략군 제2정박장 사령부 중사 카지타니 겐로의 전시 일기에는 1937년12월 17일 남경에서 자행됐던 학살의 기록이 남아 있다.
12월13일은 남경대학살 피해자 추모 84주년 기념일이자 8번째 남경대학살 희생자 국장일(国葬日)이다. 오랫동안 남경대학살을 연구해 온 재일 중국교포 림백요(林伯耀) 씨는 11일 일본 도쿄 YMCA 아시아청소년센터에서 열린 ‘남경대학살 84주년 증언회’에서 발표하던 중 카지타니 겐로가 생전 손으로 그린 석탄항 대학살 지도를 들어 보였다.
이날 증언회에서는 카지타니 겐로의 일기와 함께 일본 침략군 16사단 사단장 나카지마 케사고와 30려단 려단장 사사키 이타이치의 개인 일기도 공개됐다. 이중 사사키 이타이치의 일기에는 “새벽녘이 오기 전 적군의 진영을 뚫고 강기슭에 모인 사람들과 패잔병들에게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한참 후 1만 5천 개의 탄알이 모두 소진됐다.”……일기 한 줄 한 줄마다 남경에서 일본군이 자행한 대학살의 참혹한 력사가 생생히 기록돼 있었다.
증언회에서는 남경 석탄항 대학살을 직접 겪은 생존자 진덕귀(陈德贵) 씨와 반개명(潘开明) 씨의 기억 영상 시청회도 열렸다. 강변으로 압송되여 간 사람들의 수나 손이 뒤로 묶인 채 줄지어 서 있던 희생자들의 모습, 일본군의 무차별 사격 현장 등 두 생존자의 증언은 카지타니 겐로의 일기 내용과 완벽히 일치했고 사사키 이타이치의 기록과도 련결됐다. 같은 장소에 있었던 서로 다른 사람들의 진술과 서로 맞아 떨어지면서 남경대학살이 반박할 수 없는 사실로 립증된 것이다.
이처럼 확실한 증거가 남아있는데도 오늘날 일본 정치인들은 력사의 진실을 왜곡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도쿄도 공립고등학교의 은퇴한 력사 교사인 코노 노부오 씨는 증언회 발표에서 일본 정부가 일본 학생들의 력사 인식을 모호하게 만들기 위해 커리큘럼과 교과서에 ‘손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매번 력사적 사실을 아주 조금씩 수정한다. 이런 것들이 점점 쌓이다 보면 언젠가 력사가 진실과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증언회에는 100명에 가까운 일본 시민도 참석했다. 력사의 증언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청중들은 엄숙하고 진지한 자세로 경청했다. 증언회의 사회자는 이렇게 덧붙였다. “력사의 진실을 바로 마주해야 참혹한 력사에서 벗어나 미래의 길을 진지하게 모색할 수 있습니다."
출처: 신화사
편집: 전영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