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박해연 기자=“저희 소조토론회의때 성위서기가 온 적이 있었는데 기층농민대표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고 특별히 저를 지목했다. 사실 저는 그날 특별한 준비도 없었기에 갑자기 지목당해 너무 당황스러웠다. 지난해 성장이 곡식대 처리문제를 둘러싸고 농민대표들만 따로 만난적 있는데 그때는 전에 경험에 비추어 사전에 간단하게 준비를 했다. 인대대표도 한해두해 하다보니 경험이 느는 것 같다.”
리순화 대표. (앞줄 왼쪽 첫번째)
흑룡강성제13회인대 4차회의 개막식에 참가하고 나온 리순화대표를 빅토리아호텔 로비에서 만났다. 올해 3년째 성인대대표로 할빈을 찾아온 그녀의 얼굴에는 여유가 보였다. 하지만 이 자리에 대한 무게감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주변 친구들이나 아는 사람을 통해 저에게 문제를 반영하거나 제의하는 일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제기했던 건의가 우리가 예상한 결과가 아닐때면 아쉬운 마음이 들어 괜히 미안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힘이 닿는 데까지 도와주고 싶고 열심히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직은 인대회의 대표로서 건의나 의안 제출에 대한 기준과 척도 그리고 방법 등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그녀이다. 그리고 또 인대대표가 제출한 건의 모두가 제안한바 그대로만 완벽하게 해결된다고 장담할수 있는 일도 아니다.
그녀의 지난해는 쉴새없이 바쁘지만 또 그만큼 수확도 많은 한해였다. 한국에 나가있는 현지 동향인들에게 퇴역군인 보조정책, 농사재배호 보조정책 등 중국의 새 정책을 제때에 알려주는 위챗방을 만들어 다른 지역인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고 인대에서 반영되고 있는 문제의 해결점을 찾기 위해 관련 부문들과 함께 현장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흑룡강성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조선족 접시춤의 계승자로서 접시춤을 널리 알리고 보급하기 위해서도 열심히 돌아쳤다.
치치할시 감남현의 농민음력설야회, 감남현 무형문화재전시공연 등 무대는 물론 치치할시 조선족아리랑민속문화예술축제 등 무대에 올라 조선족의 춤과 노래를 선보였고 현재 다우얼족 무용과 함께 접시춤을 전국무형문화재로 신청하고 있는 중이다.
30년전부터 무용을 좋아했던 리순화대표는 그간 ‘한국드림’이라는 큰 유혹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이 길을 걸어왔다. 주변 친구들과 친척들의 선의의 권유를 수없이 들으면서도 이 길을 고집하게 된 것은 춤에 대한 재능도 한몫했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무용을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이 대단했기때문일 것이다.
“춤을 추던 조선족들이 한국이나 다른 도시로 나가다보니 절목을 하나 만들기 위해 마을에 남은 모든 부녀를 동원해 춤을 배워주군 했다. 일부 사람들은 평생 춤을 춰본적이 없어 간단한 동작 하나도 많은 시간을 소요하면서 배워주었다. 근데 래일 공연을 앞두고 오늘 찾아와 무대에 올라가지 못하겠다고 통보아닌 통보를 할때면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말하는 그녀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글썽이였다.
열심히 살아왔더니 좋은 일이 생긴 것 같다. 성인대 대표로 될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는 그녀에게 이 행운이 당첨된셈이다.
“지난해와 그전해에 농민들의 공연무대와 공간을 마련해달라는 건의를 제출했었다. 현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애써줬지만 우리가 생각했던바 그대로 해결된 것은 아니였다. 올해 정부업무보고에 농촌문화활동장소와 기층디지털문화관광장소, 관광지 화장실 등 공공시설을 건설할 것이다는 내용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너무 기뻤다. 올해는 우리의 문제도 제대로 해결을 보지 않을가하고 기대한다”며 그녀는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