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웃으면서 그를 쳐다보았고 녀자들은 아니꼽다는 표정이였다.
남자는 건장한 체격에 호방하게 생긴 마흔안팎의 사내였는데 곁에 동행들이 있는지 일제히 그의 말을 두둔하고 나왔다.
“녀자 없어도 얼마든지 혼자 살수 있다구. 슈퍼에 가면 마누라가 해주는것보다 더 맛있는 식품이 수두룩하고 빨래는 세탁기에다 휙 돌리면 되는거고 청소는 돈 좀 주고 시키면 되는거고… 인스턴트시대에는 사실 마누라도 귀찮다구. 평생 먹여 살려야 하고 술 좀 마시고 들어가면 왜 술 마셨느냐, 조금 늦게 들어가면 왜 늦었느냐, 자기가 내 인생 살아주는것도 아니면서 꼬치꼬치 캐묻고… 지겨운 존재가 녀자라니까.”
남자들은 일제히 웃어댔고 녀자들은 어이없다는듯 그들을 쳐다보다가 그중 입이 뾰족하게 생긴 녀인이 앞으로 나섰다.
“녀자가 생각나면 어떡하죠? 마네킹하고 데이트하실거예요?”
“녀자가 아예 없으면 데이트같은것도 생각나지 않는다구. 녀자가 눈앞에서 알랑거리니까 남자들이 발동이 걸려서 사족을 못쓰는거지 아예 눈앞에 없으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구. 녀자때문에 평생 소처럼 일할 필요도 없을거구, 녀자때문에 폼잡을 일도 없을거구. 하여튼 녀자가 없으면 남자들 인생이 달라지고. 이 지구가 달라질걸 아마.”
“전쟁도 없을거야.”
“그렇지, 남자들끼리 아주 평화롭게 살아갈거야.”
“안하무인 격으로 서로 지껄여대다가 남자들은 재미있어 죽겠다는듯 킬킬거리고 웃다가 녀자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