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재주가 좋은 양반이 왜 이리 때 가는 줄 모르게 굶게 사느냐?"
고 그래. 부인이 남편한테 그런 황정승한테 고런 얘기를 고하니까,
"그렇게 먹는 기 원이냐?"
고 그래더래.
"아, 먹는 기, 사람 먹고 먹는 기 원이 아니냐?"고
"그, 내가 먹는 걸 많이 들여 올 테니까 보라."
고, 그래. 아마 구시 월 쯤 됐는 모양이야. 그예 부적을 써가주 사방으로 이래 던지니까, 한참 있더니 오곡이 전부 드 와서(들어와서) 마당에 꽉 쌓인단 말이야. 그예 부인이 보니까 거 참, 마음이 홍황한기 좋단 말이야. 굶어 지내다가 팸피 훓어 먹고 살다가 그러게 곡식이 들어오니까 희희낙락하고 좋은 이제 형편이니까. 그만 봉생이 인제, 옛날 봉생이라는 기 있어. 봉생일 가지고 펴 들인단 말이야. 고만은 이래 퍼 들이자 하니까 황 정승이, 황희 황 정승이 그걸 못 퍼들이게 한단 말이야. 놔 두라고.
"아, 왜 이 들어 온 곡식을 못 퍼 들이게 하냐?"
"아, 놔 두라고, 갖다 그 자리 갖다 놓으라."
고 그래, 가서 가지고 도로 갖다 못 퍼들어 오게 하니까 갖다 도로 부었단 말이ㅑ. 그래도, 뭐라고 부적을 그거 서방을 던지니까, 홀연이 다 나가거든, 그 곡식이. 그 이미 그만 다 나가 버리니까, 아, 그거 황정승 부인이 그만 털썩 앉아 통곡을 한다 이기야. 그 없는 살림에 곡식을 많이 들어 왔으니까 좋아했는데 다 홀연히 나가 버리니까, 고만 앉아 통곡을 하니까 그 부인이 보고,
"왜, 그리 원통히 인제 생각을 하고 우느냐?"
그리니까,
"아, 그거 들어온 곡식이 이러게 나가니까 원통하지 않느냐."
고 그래곤,
"당장 내가 또 한 가지 구해 올 테니까 보라."
고 그래, 또 부적을 써서 이래 보니까 아, 겨란(달걀)이 열 개가 들어오거든. 겨란 열 개 들어오는 거를,
"이를 갖다 삶으라고, 삶아가지고 우리가 먹자."
고 먹자 그래니 그래 들어오는 겨란을 통로 우에다가 삶았단 말이야. 삶아가주고서는 물에다 씨가주(씻어서) 와서 황희 황정승과 같이 이래 까지 먹을라 하니 아, 병자리(병아리)가 다 생겼단 말이야. 고만 아주 새카만지 고만 안에 다 돼가주 죽은 기란 말이야.
"그걸 보라."고
"당신이 내나 이거 인제 할복할 사람은 이 겨란도 유골이라."
고 그 `할복한 정승은 겨란도 유골` 인제 거서 났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