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2007.01.04)
공수반의 문 앞에서 도끼질한다.
옛날 춘추시대 노나라에 공수반(公輸班; 성은公輸, 이름은班)이란 목공(木工)이 있었는데 그가 노나라 사람이라 해서 노반(魯班)이라고도 칭하였다.
그의 나무 다듬는 솜씨는 보통이 아니었다. 기둥을 깍아 세우거나 나무로 조각하는데 거의 신기(神技)에 가까웠으므로 어떠한 나무를 막론하고 공수반의 칼이나 도끼만 대면 그 누구도 흉낼 수 없을 만큼 정교한 예술품이 되었다. 그리고 어떠한 나무든지 먹줄을 놓고 도끼로 다듬을 때는 터럭끝만큼도 오차가 없었다.
이 무렵 노나라에는 또 한 사람의 목공이 있었다. 이 목공도 나무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 그가 다듬은 공예품은 당시 뭇사람들이 탄복할 만큼 되어 칭찬이 자자하였다. 그러므로 그는 자신이 생각하기를 `이 세상에 나보다 더 훌륭한 목공은 없으리라.` 뽐내며 그 재주를 자랑삼아 천하를 횡행(橫行: 이곳저곳 거칠곳 없이 다니는 것)하였다.
하루는 그 목공이 자기가 만든 작품 가운데 가장 정묘한 것으로 몇 개를 골라 들고 이곳 저곳 다니다가 우연히 공수반이 살고 있는 마을에 당도하였다.
공교롭게도 그는 공수반의 집 대문 앞에 자기의 작품을 진열해놓고 여러 관중들 앞에서 큰 소리로
"자- 여러분 이것 좀 보십시오. 이 작품은 내가 만든 것입니다. 이 천하에서 나보다 솜씨 좋은 목공은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을 겝니다. 여러분! 어떻습니까? 과연 제 자랑이 지나치다 생각 않으시겠지요, 자-보십시오. 작품들이 제가 손수 만든 것인가, 아닌가를 실제로 보여들리겠습니다."
그는 도끼와 칼을 휘둘러 보이며 도기로 찍기도 하고 혹은 칼질로 조각하는 실기(實技)를 보여준다.
그의 세상이 높은 줄 뽐내는 거동을 바라본 구경꾼들은 어이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가 떠들고 있는 곳이 바로 천하의 명공(名工) 공수반의 집 문앞이 아닌가. 그으,l 작품도 탄복할 만큼 훌륭하지만 공수반에 비하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가위 조족지혈(鳥足之血: 세발의 피)이었다. 웃음을 참다못한 구경꾼 중의 한 사람이 그 목공의 앞으로 다가서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