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1)
하루는 제일 상좌쥐가 가만 생각해보니 세상치고 사람도 짐승도 모두 무섭지를 아니하되 유독 고양이란 놈이 있어 마음대로 훔쳐 먹고 살지를 못하겟다.
어떻게 하면 무시로 덮쳐드는 고양이란 놈의 습격을 모면하나? 두루 궁리를 거듭해 보았으나 도무지 묘계가 떠오르지 않았다.
《에라, 구두쟁이 셋이면 제갈량을 당한다는데 한번 모든 쥐들을 모여놓고 좋은 수를 공론해 보아야지!》
그리하여 이튿날 모든 쥐들을 모여놓고 이 문제를 공론하게 되었다.
《도대체 우리가 고양이란 놈의 속박과 습격에서 벗어나자면 무슨 수를 대야겠는가?》
좌상쥐가 문제를 내놓자 한동안 모두가 잠잠해 있더니 좀 있어한 중쥐가 나서며, 《나도 이 문제를 생각해 온 지 한두 해가 아니옵니다. 언녕 나의 궁리를 이야기하자 했으나 이런 기회를 얻지 못해 공론에 붙이지 못했더니 나에게 한 가지 좋은 수가 있소웨다.》
《그게 무슨 순가!》
모든 쥐들이 이구동성 물었다.
《하,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만 놓으면 제 아무리 약 바르고 사나운 고양이라 할지라고 그 방울소리가 날러이니 우리는 그 방울소리를 듣고 피신한단 말이요. 그러니 우린 전혀 피해를 받지 않을 것이아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