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쥐는 그 방법이 과연 그럴 듯하나 감히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자가 있겠는가. 싶어 여러 쥐들에게 물었다.
《누가 가서 고양이에게 방울을 달아줄 수 있겠는고?》
여러 쥐들이 서로 내 멀둥 쳐다만 보는데 두더지가 한쪽에 앉았다가 냉큼 뛰어나오며,
《제가 재주는 없사오나 이 일을 감당하겠나이다.》
하고 대답했다.
두더지는 원래 땅굴을 잘 파는 재간이 있는지라 늙은 쥐는 안심하고 그 일을 두더지에게 맡겼다.
《장하도다, 그대에게 중임을 맡기기 백번 조심하여라.》
그날 밤, 두더지는 방울을 가지고 고양이가 지키고 있는 양반집 창고로 가서 밥으로부터 땅을 뚜지고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장밥땅을 두지고 새벽녘에 창고에 들어가니 웨걸 고양이란 놈이 간밤에 순라를 서느라고 지쳤던지 아니면 하느님이 가엾은 쥐들을 생각해주어서인지 햇빛이 비쳐드는 마당에서 네각을 쭉 펴고 단잠에 곯아떨어져 있었다. 두더지는 살금살금 다가가 고양이 목에다 방울을 달아주고는 물러나왔다.
하편, 고양이는 자면서 꿈을 구고 있었다. 고양이는 임무를 훌륭히 완수한 덕으로 조물주로부터 방울 하나를 선물 받았는데 조물주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고양이야, 내가 세상 만물을 만들어낸 후로 네가 이처럼 수고를 아끼지 않으니 이 방울을 상으로 너에게 주느니라. 이 방울을 울리면 쥐란 놈들이 오지를 못하느니라.》
그 말을 들은 고양이는 너무도 기뻐서 힘껏 방울을 흔들었다. 그러다가 방울소리에 놀라 깨어나니 과연 제목에 방울이 달려 있었다.
그 뒤 고양이가 방울을 달고 다니니 더는 쥐들이 고양이를 겁내지 않게 되었고 고양이는 고양이대로 조물주의 말을 믿었다. 하여, 온 들판의 쥐들이 와글와글 모여들어 도적질하니 며칠 안 가서 양반의 창고가 거덜이 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