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2)

　　때는 흉년세월이라 헐벗고 굶주린 백성들은 이른 봄부터 때시 끓일 식량이 없어서 풀뿌리와 산나물로 연명하다나니, 굶기를 부자집 밥먹듯 하였고 길가에는 굶주린 시체들이 도처에 쓰러져 있었으나, 양반부자들의 집에는 하얀 백옥미가 썩어날 지경이었다. 이처럼 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어서 헤맬 때 들판의 쥐들도 큰 곤경에 빠지게 되었다. 여름에는 그럭저럭 살아왔으나 가을이 되자 겨울 식량은커녕 하루 먹을 식량마저 얻기가 어렵게 되었다.

　　하루는 쥐들 중 제일 지혜있고 늙은 쥐가 새끼쥐들을 모아놓고 말했다.

　　《요사이 먹을 것이 없어 곤경에 처했으니 장차 겨울이 닥쳐오면 살 길이 막막하지 않겠느냐? 온 들판과 가난한 집에는 먹을 것이 조금도 없으나 오직 양반부자놈의 창고에는 양식이 넘쳐나거든. 그런데 우리가 훔쳐간다고 그자들은 힘세고 악독한 고양이를 시켜 지키게 하느라. 내 들으라니 이웃 동료들이 강 건너 양반네 창고에 들어갔다가 그만 고양이에게 잡혀 먹히웠다지. 그러니 우린 묘한 방법으로 어서 양식을 장만해야 하겠다. 너희들 중 지혜있는 자 없느냐?》

　　늙은 쥐의 말이 끝나기가 바쁘게 젊은 쥐 한 마리가 폴짝 뛰어나오며,

　　《제가 한 마디 여쭐 말씀이 있소이다. 그 양반집 고양이 목에다 방울을 달아놓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놈이 올 때마다 소리가 날터이니 그놈이 오면 숨고 그놈이 가면 우린 훔쳐오도록 합시다.》

　　하고 계책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