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데, 한 가지 똑똑히 일러두겠으되 오직 잃은 만큼 도적질을 할 것이요, 한 푼이라도 더 얻고 보면 반드시 관가에 되돌려와야 할 것이며, 똥은 누되 한 집 부엌에서만 누어야 하느니라!》
울며 겨자먹기로 이런 판결을 받고 동헌마루를 나서는 농부는 억울하여 중얼거렸다.
《허, 한심한지고. 그러고보니 그래도 구관이 신관보다는 퍽 현명한 셈이였구나!》
이로부터 향간에는 《구관이 신관보다 낫다.》는 속담이 생겨 널리 전해지게 되었다 한다.
귀 막고 방울 도적질하기
어떤 사람이 남의 집 대문에 단 방울을 보자 그것을 훔칠 생각이 났다.
그는 그 방울을 훔칠 때 손이 가시 닿기만 하면 《딸랑딸랑》하고 방울소리가 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이 때 이런 한가지 꾀를 피뜩 생각해내였다. 방울소리가 나기만 하면 남드리 귀로 들을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였다.
그리하여 그는 자기의 귀를 막고 가서 그 방울을 훔쳤다. 그러나 그는 인차 사람들에게 발각하고 말았다. 그것은 남들이 귀를 막지 않았으므로 방울소리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