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난 사또는 물었다.
《헌데, 그대는 이전에 도적질해본 일은 없느뇨?》
《황공하오나 저의 집 가산도 바로 간수 못하는 주제에 어찌 여염집 가산에 손을 대오리까?》
그러자, 사또는 그만 천둥같이 화를 내었다.
《이놈! 너무 청백한 체 말아! 그래 짜개바지 입고 다닐 때도 바늘 한 개 훔쳐보지 못했단 말이냐?!》
아마도 이것이 도적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되어 그러나보다고 생각한 농부는 한나절이나 머리를 조아리고 생각을 톱던 끝에 입을 열었다.
《예, 황공하오나 흘리고 다닐 때 이웃집 뜨락의 물외 하나 가만히 따 먹은 일은 있사옵니다.》
그러자, 사또는 무릎을 탁 쳤다.
《오, 그럼 됐다 됐어! 이제 곧 돌아가서 그대로 행하도록 하라!》
《예? 무엇을 말이옵니까?》
《허, 이 미련한 놈 봐라. 세 살 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은즉, 네 일찍 오이도적질을 해보았은즉 이제 다시 도적질을 해서 잃어버린 천냥을 도로 찾아야 할 게 아니냐 말이다.》
그리고 나서 사또는 또 이렇게 《정중히》부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