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곳에 없던 까치가 오늘다라 내 집 처마 끝에 와 울다니? 혹여 내가 인젠 눈이 어두워 잘못 본 게나 아닐까?》
다시 눈을 비비고 보고 또 보아야 틀림없이 서울서 보던 그런 까치였다.
이 때, 이웃 사람들도 까치를 보더니 이 참 이상스런 일이라고 와짝 떠들어댔다.
허나 부씨부인은 부씨부인대로 《폭군으로 하여 서슬 푸르고 무고했던 집안이 졸지에 다 망하고 일가 모두 처참히 횡사를 당했는데 이제 또 무슨 더 무서운 소식이 있을라고 까치가 와서 우노? 소식이 있다면 인젠 아마도 나마저 잡아가려고 그러는 거겠지!》하고 눈물을 흘리며 땅이 꺼지게 한숨만 쉬었다.
이러구러 조금 있는데 인목대비의 휘음을 가진 승지가 들이닥쳤다.
그는 부부인 앞에 납작 꿇어엎드려 절하고 나서 말했다.
《부부인님, 그 사납던 광해 임금은 천의와 민의에 못 이겨 쫓겨나고 새로히 인조 임금께서 드시였나이다. 이에 인목대비께서도 자유로운 몸이 되시어 인제부터 나라일을 보살피게 되었사와 부부인님을 모시고 오라는 전갈이오니 어서 바삐 상경길에 오르사이다.》
이야말로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였다. 승지의 말을 다 듣고난 부부인은 오직 꿈만 같아 눈물만 좍좍 흐릴 뿐이였다.
이윽고, 급급히 서둘러 행장을 수습해 가지고 부부인일행이 조천 관두부에 나오니 린근 섬사람들도 어느새 이 기별을 알고 너도 나도 달려나와 펄펄 뛰기도 하고 감격하여 울기도 하면서 부부인 만만세까지 불러댔다.
배 떠나는 포구는 온통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공기로 꽉 찼다.
이윽고, 배가 포구를 떠나 바다 한 가운데로 향하는데 난데없는 까치 한 마리가 섬에서 포르릉 날아오더니 일행이 탄 배의 돛대우에 살짝 내려앉아 깨깨깨하고 울어댔다.
그제야 부부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