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밥 그릇이 더 높아 보인다
옛날 옛적 령을 사이 두고 두 사돈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령 넘어 최씨사돈은 가세가 퍽 유족했지만 인심이 매우 야박했다.
어느 한 번은 이 쪽 박씨사돈이 볼일이 있어 령 넘어 사돈집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오래간만에 딸 집에 이르렀더니 딸은 얼른 닭을 잡아 진지상을 받쳐 들여왔다. 이때 손님 박씨 사돈은 잠깐 볼일이 있어 수절들기 앞서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이때 이집 최씨사돈이 볼라니까 자기 며느리가 뜬 닭국물 사발이 자기 것보다 사돈의 것이 퍽 많아 보였다.
《하긴 자기 친정아버지 국그릇이라 더 많이 떴군!》
최씨사돈은 이렇게 중얼거리며 얼른 국그릇을 바꾸어 놓았다. 드디어 밖에 나갔던 박씨사돈이 들어오자 식사를 하게 되었다. 헌데 이때 최씨사돈이 먹으며 볼라니 저쪽 박씨사돈의 국사발엔 말짱 고기뿐인데 자기 사발엔 말짱 닭의 뼈다귀뿐이 아니겠는가!
《어허, 맹랑한지고. 공연히 국그릇을 바꾸어 큰 손해를 보았는 걸!》
그로부터 얼마 뒤 최씨사돈이 볼일로 저쪽 령 넘어 박씨사돈 집으로 가게 되었다. 그러자, 그 쪽 박씨사돈 집에서도 여불 없이 닭을 잡아 들여왔다. 헌데, 이 쪽 최씨사돈이 똑같은 사발에 떠놓은 국이건만 어쩐지 집주인 박씨사돈의 국사발이 더 커만 보였다.
《틀림없어, 국사발이 더 크고 말고. 그러니 의례 고기도 더 담았을 터. 》
이렇게 속구구를 하고 있는데 때마침 까리좋게 주인사돈이 기침을 짖으며 돌아앉았다. 바로 이때라 생각한 최씨사돈은 얼른 살짝 국그릇을 바꾸어 놓았다. 드디어 두 사돈이 수저질을 하게 되었다. 헌데 최씨사돈이 먹으면서 보니 웬걸 자기 국그릇엔 전부 닭뼈 뿐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