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우리 속담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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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하여 가쁜 숨을 돌린 독장산는 흐뭇하여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이리저리 속구구를 해 보았다.
<가만 있자, 큰 독 두 개면 빚은 문제 없고 큰 독 하나면 씨암탉 열 마리는 사겠다. 여편네가 하는 말이 한 마리가 스무 마리씩 된다니 1년 지나면 2백 마리요, 2년이면 4천 마리라. 야, 그게 정말 할 만한 일이로구나! 3년이면...어이쿠, 3년이면 8만 마리!.....>
그 다음은 세기조차 아름찼다. 자기 집 뜨락이 아니라 몇 년 후이면 온 마을에 자기네 닭이 차고 넘칠 것이라 그의 눈 앞에는 닭무리한 얼른거렸다. 뒤미처 닭알가리가 쌓여지는데 한 키, 두 키....열 키...태산처럼 쌓여졌다. 눈 앞에 온통 닭알 천지라 그 닭알들이 뱅글뱅글 돌더니 이번에는 번쩍번쩍 빛나는 금전과 은전으로 되어 무둑하게 쌓여졌다. 돈가리는 커만 갔다. 온 마을의 문전옥답을 다 사고 아내와 아이들이 비단으로 몸을 감고 팔각기와 집을 짓고도 얼마를 남을지 몰랐다.
<야, 이 많은 돈을 어데다 다 쓴다?...그렇지, 나두 김대동처럼 첩을 둬야겠다. 김대동은 둘이지만 나는 셋, 아니 다섯을 둘 테다! 그리고 술도 마셔야지!>
그러자 예쁘장한 개미 허리 같은 다섯 미인이 술잔과 닭다리를 들고 서로 술을 마시라고 아양을 떠는 모습이 눈 앞에 완연히 떠 올랐다. 그의 코 앞에서는 술 냄새가 물씬 풍겼다.
<그래, 그래, 다 마실테다! 다 마실테다!>
그 닭다리 안주에 다섯 첩이 받쳐든 술을 다 마시고 나니 세상이 팽그르르했다. 그런데 다시 정신을 차리니 입을 쀼죽이 내민 꾀죄죄한 보기 싫은 아내가 눈 앞에 나타났다.
<에키 이 년, 저리 비, 비켜!>
하고 혀꼬부랑소리를 하며 아내를 걷어 찼다.
<퍽석!>하는 요란한 소리에 독장사가 정신을 벌떡 차리고 일어나 앉아 보니 아내를 걷어 찬다는 것이 그만 독짐을 걷어 차 놓아 큰 독 세 개가 산산 조각이 나고 말았다. 큰 독과 함께 독장사의 구구도 박살나고 말았다. <이걸 어쩐다? 이걸 어쩐다?>
독장사는 울상이 되어 박살난 독 주위를 빙빙 돌며 절절매기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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