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주인의 속셈을 알아챈 품 팔러온 여자는 기다렸던 점심을 포기하고, 드디어 단안을 내려 집을 나서는데 주인이 말하기를 <잘가요, 뜯기어멈>하더라는 것이었다. 뜯었다 기웠다만 한다하여 첫 자만 따서 <뜯기어멈>했던 것이다. 이에 졸지에 뜯기어멈이 된 품 팔러 온 여자도 <그럼 잘 있어요, 여닫어멈>하더라는 것이다. 역시 열었다 닫았다의 첫 자만 따서 <열닫어멈>에서 ㄹ을 탈락시켜 <여닫어멈>이라고 했던 것이다. 이로부터 일이 서투를 여자를 가리켜 <뜯기어멈 같다>하고 속이 들여다 보이게 야박한 여자를 가리켜 <여닫어멈 같다>라고 쓰이게 되었다 한다.
둘째 며느리 삼아 보아야 맏며느리 무던한 줄 안다
옛날 옛적 서울 장안에 사는 한 집 시어머니가 맏며느리를 삼았더니 이 며느리는 바느질을 할 때면 혼자 두고 쓰는 가위와 골무를 뻔질나게 찾곤 하였다.
<아니, 이 사람아, 또 무엇을 찾느냐?> <전번 쓰던 가위와 골무를 찾습니다.> <하, 사람두 자네 혼자 쓰다가 둔 걸 그리도 몰라 또 그러나?>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꼴이 민망하여 늘 꾸지람을 했다.
<쯔쯔, 젊은 사람이 벌써 정신때기가 그렇구야 어찌하나 쯔쯔!>
그러면서 시어머니는 이제 둘째 며느리는 꼭 가위와 골무를 아니 찾고 쓰는 사람을 얻어오리라 속다짐을 했다.
둘째 며느리 삼을 때가 되자 시어머니는 사람을 띄워 온 서울 장안을 다니며 골라 보도록 했다. 하여, 이번에는 시어머니가 몸소 찾아보기로 하고 괴나리 보짐을 들고 시골로 내려갔다.
시골시골 누비고 훑다가 때 마침 어떤 집 규수 처자가 바느질을 하는데 바른편 무릎에는 골무를 놓았다 쓰는데 온종일 바느질을 하여도 천상 가위와 골무를 찾지 않는다고 하였다.
<아아, 인제야말로 바라던 바 착한 며느리감을 구했구나.>
기뻐난 시어머니는 인자 청혼하여 성례를 이루었다.
헌데, 둘째 며느리를 데려오고 보니 다름 아닌 앉은뱅이였다.
시어머니는 그만 기가 꺽 막혀 더 아무 말도 못하고 그 뒤로부터는 맏며느리를 나무리고 꾸짖지 못했다.
이로부터 항간에는 <둘째 며느리르 삼아 보아야 맏며느리 무던한 줄 안다.>는 속담 옛말이 유전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