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2007.01.04)
매깢은 놈 미역 먹는다
이전에 몹시 매깢은 사람이 있었다.
하루는 먼 길을 떠났는데 점심 때가 되어 한 주막에 들게 되었다. 밥을 청해 먹으려고 주인여자를 쳐다보니 애꾸눈 여자가 밥쌀을 씻는데 아무리 보아야 서리푸고 추했다.
≪이런 여인이 한 밥을 어떻게 먹나?≫
그는 그 주막을 뛰쳐나와 다시 길에 올랐다.
가고 가다가 다시 한 주막을 만나 들어갔더니 이번엔 살짝 얽은 여인이 쌀을 씻고 있었다.
≪같은 값이면 분홍치마라고 하필이면 쌔구버린 여자들을 두고 얽은 여자가 지어주는 밥을 먹겠는가.≫
그래서, 그는 또다시 공복으로 길을 떠났다.
길을 조여가는데 그때는 어찌나 배가 고픈지 가끔가다 눈 앞이 새까매났다.
한참 가다 보니 길 한가운데 무엇인가 새까만 것이 있었다. 들여다보니 미역꽁지가 부풀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