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또 무슨 말이 있느뇨?!≫
≪대왕님, 천리마란 하도나 귀한 것이어서 좀체 쉽사리 살 수가 없나이다. 그래서 저는 온 나라 방방곡곡을 훑어 다니던 중 한 곳에 이르러 이렇게 죽은 천리마가 있기로 오백금 그대로 주고 사왔나이다. 이제 죽은 말을 오백금에 샀다는 소문만 나게 되면 산 천리마를 가진 사람들은 죽은 말 오백금이니 산 말이야 얼마나 더 많이 받을 가부냐 하고 반드시 앞 다투어 팔러 올 것이 아니오니까? 그래서 일부러 오백금에 죽은 천리마를 사온 것으로 아뢰나이다.≫
그 말을 들은 임금은 못내 머리를 끄덕이었다. 확연히 그 말에 일리가 있었던 때문이다. 과연 이로부터 얼마 후 천리마를 가진 사람이 셋이나 찾아왔다.
하여, 임금은 조금도 힘들이지 않고 한시에 천리마를 세 필이나 얻었다고 한다.
이로부터 ≪매사마골(買死馬骨)≫, 즉 죽은 말의 뼈다귀를 산다는 속담이 생겨났는데 소용 없는 것을 산 후에 쓸모 있는 자가 오는 것을 기다린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