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한 오백금이면 족할 줄로 아나이다.≫
하여 임금은 그에게 오백금을 내주었다.
드디어 석 달이 다 찬 어느날 인연이가 천리마 한 필을 수레에 싣고 왔다.
천리마를 사왔다는 말을 들은 임금은 즉시 문무백관들을 거느리고 구경을 나왔다.
그러나 수레에서 내리는 말은 산 말이 아닌 죽은 말이었다.
≪그래, 고작 사왔다는 천리마가 이런 것이란 말이뇨?≫
왠간히 노기를 머금고 묻는 임금의 말에 인연이 대답하기를,
≪예 대왕님, 이것이 바로 오백금을 주고 사온 죽은 천리마올시다.≫
≪무엇이? 오백금을 퍼주고 죽은 말을 사왔다?≫
임금은 오백금을 주고 사왔다는 데 대노했다.
≪여봐라!≫
임금은 나졸들을 불러 인연이를 처형하려고 했다.
그러나, 인연이는 침착하게 임금을 보고 말했다.
≪대왕님, 소인의 말을 들으신 후 저를 처형해도 가히 늦지 않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