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옷자락으로 죽화의 얼굴에 묻은 범의 피를 닦아주었다.
≪어머니, 그때 내가 애당초 범을 피한 것이 잘못이었어요.≫
≪그래, 잘못을 알고 고쳤으니 오늘 바로 그 흉맹한 범을 잡은 것이 아니겠느냐?≫
≪어머니, 제가 잘못 했댔어요!≫
≪너 인제야 과시 내 딸답구나!≫
≪어머니, 감사해요!≫
이로부터 죽화는 훈련에 더욱 열중하였으니 옹군 9년 동안 어머니 슬하에서 착실하게 무예를 닦아 나중에는 강감찬장군 슬하의 어엿한 일당백의 용사가 되어 침략자를 떳떳이 맞받아 족침으로써 빛나는 그 이름, 그 공훈이 고려역사에 기재되어 길이 길이 전해오고 있다.
이 일이 있은 뒤부터 ≪범이 무서워 산에 못가랴.≫하는 속담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