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윽고 그들은 뒤켠 우물가에 이르렀다. 경삼은 휙 돌아서더니 다짜고짜 안해의 머리채를 휘감아 쥐고 몸뚱이를 건뜰 들었다.
《이년, 환장을 해도 분수가 있지. 아무리 벼슬이 좋다고한들 친오라빌 팔아먹겠단 말이냐? 그래, 내가 장차 비장이 된 뒤 나의 대장이 네년보고 수청들라면 너는 얼씨구나 할 년! 그래 장차는 이 남편마저 모함을 하지 않을 것이냐?!》
남편 경삼은 이렇게 말한 뒤 안해를 그대로 우물 속에 쳐넣어 버렸다. 그리고 정신 없이 흙을 퍼넣어 덮어 버렸다···.
이 일이 있은 뒤로부터 항간에서는 《스스로 제무덤 판다.》는 속담이 생겼으니 경삼의 처와 같이 벼슬과 부귀영화를 위해서는 세상 인정과 의리도 마다하는 자들의 경거망동을 경계 조소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