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농사일과 집안일을 열심히 하면서 심년이 지날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세월은 흘러 내일이면 십년이 다 되는 날이 되었다.
그 날도 젊은 중은 산에서 나무를 한짐 가득해 해서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때 마침 부엌에서 저녁을 짓고 있던 처녀의 모습을 흘낏 본 중은 그녀의 아름다움에 정신이 황홀해지고 말았다.
아궁이에 지펴 놓은 불빛에 비친 처녀의 얼굴은 무어라고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그 순간 젊은 중은 자신도 모르게 부엌으로 들어가서 처녀를 끌어안고 말았다.
그러자 처녀의 얼굴이 갑자기 절망적으로 변하면서
"이게 웬 일이세요···? 아마도 스님과 소녀는 인연이 없나 봅니다. 여태까지 애써 쌓은 공이 허사가 되고 말았어요."
하고는 처녀는 마당으로 나가서 이내 한 마리의 파랑새로 변해 날라가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리하여 `십년 공부 나무아미타불`이라는 말이 생기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