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많은 인구가 밀집해 거주하는 동부와 서부 지역에서 최근 ‘기후대란’으로 인해 피해가 속출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서부에서도 년중 날씨가 좋기로 이름났던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며칠 사이에 폭풍우가 거듭 강타해 리재민 수천명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고 북동부 뉴욕, 뉴햄프셔, 매사추세츠주 등에는 강한 바람을 동반한 폭설이 내려 교통이 마비됐다.
14일 오후부터 15일 오전까지 폭풍을 동반한 눈, 비로 곳곳에서 전기 시설이 파손되면서 서부 21만여가구와 동부 19만여가구 등 도합 약 40만가구가 단전 피해를 겪었다. 또 이틀 새 미국내에선 항공편 총 3000여편이 악천후로 취소돼 ‘항공대란’으로 이어졌다.
◆미국 서부에 3개월간 11차례 폭풍우…곳곳 물란리
미국 서부 지역에는 지난해말부터 태평양에서 발원한 ‘대기의 강’(대기천) 현상이 잇달아 발생해 비를 계속 뿌려대고 있다. 지난 주말인 10일-11일 10번째 폭풍우가 찾아온 데 이어 불과 사흘 만에 또다시 11번째 폭풍우가 닥쳤다.
최근 두차례의 폭풍우는 캘리포니아주 중부 샌프랜씨스코만 일대를 집중적으로 강타했다. 만을 끼고 있는 대도시 새너제이를 비롯해 샌타클래라, 샌머테이오, 콘트라 코스타 카운티 등에서 피해가 컸다.
새너제이 일부 지역은 전날 낮 12시 39분께 정전이 시작돼 거의 하루가 지나도록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전 현황 집계 사이트 ‘파워아우티지’에 따르면 새너제이가 있는 샌타클래라 카운티 등을 중심으로 캘리포니아주의 단전 피해 가구는 15일 새벽 한때 21만가구로 늘었다가 속속 복구가 진행돼 오전 11시에는 15만여가구로 집계됐다.
주요 정보통신(IT) 업체들이 몰려있는 실리콘밸리도 한동안 정전 피해를 겪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은 전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특히 강풍 피해가 잇달았고 샌프랜씨스코 시내에 있는 52층짜리 고층 빌딩에서는 강풍에 43층의 유리창이 깨지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샌프랜씨스코 통근 렬차인 바트(BART)도 바람에 쓰러진 나무가지 등이 잇달아 선로를 덮치는 바람에 지연 운행됐다.
샌프랜씨스코 남쪽에 있는 몬터레이 카운티는 지난 주말 폭풍우로 강제방이 일부 무너져 홍수가 일어난 데 이어 또다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침수 피해가 불어났다. 집을 떠나 대피소로 몸을 피한 주민 2000여명은 며칠째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는 계속된 비로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 경보도 내려졌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이날 기준으로 전체 58개 카운티중 43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응급 구호와 지원 등을 지시했다.
◆ ‘끝난 것 아니다’…추가 폭풍우, 눈보라 예보
미국 대륙의 이런 악천후는 좀처럼 끝나지 않고 더 이어질 것으로 예보돼 주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미국 서부의 폭풍우가 15일 그친 뒤 소강상태를 보였다가 다음주에 다시 찾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예보관들은 오는 21~23일 캘리포니아 대부분 지역에 비나 눈, 강풍이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서부에 수개월째 영향을 주고 있는 ‘대기의 강’은 다량의 수증기가 강처럼 좁고 긴 띠 모양으로 움직이며 많은 비를 뿌리는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런 현상이 이례적으로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 뉴욕 북부와 뉴잉글랜드 일부 지역에는 이날 눈이 더 내려 최대 10센치메터가량 쌓일 것으로 예보됐다.
출처: 연변일보
편집: 정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