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의 임기 끝에 다음달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67세) 독일 총리의 기마상이 독일 에츠도르프의 템펠박물관에서 공개됐다. 높이 2.7메터의 금색동상이다. 독일 도이체벨레는 11일(현지시간) “빌헬름 코흐라는 독일 조각가가 메르켈 총리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 자비로 동상을 만들었다.”면서 “6개월간 박물관에서 전시한 이후 판매될 계획”이라고 전했다.
동상은 말에 올라탄 메르켈 총리가 특유의 ‘메르켈 다이아몬드’ 자세를 취한 모습을 담았다. ‘메르켈 다이아몬드’는 메르켈 총리가 카메라 앞에 설 때 두 손을 마름모 모양으로 모으고 있는 모습을 뜻하는 말이다. 메르켈 총리는 과거 “팔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손을 모으고 있다.”면서 의도한 손모양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이 손동작은 메르켈 총리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메르켈동상은 공개되자마자 독일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동상의 표정이나 몸짓이 지나치게 경직돼있고 우습강스럽게 묘사됐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다. 소셜미디어에는 “내가 아는 메르켈은 동상의 모습과 다르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메르켈동상에 대한 여론은 그가 떠나는 순간까지 독일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매달 정치인 만족도 조사를 하는 공영방송 ARD에 따르면 지난달 메르켈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이 64%로서 여야 모든 정치인을 압도했다. ARD 조사에서 메르켈에 대한 만족도는 16년간 한번도 40%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고 대부분 60%대 안팎을 유지했다.
메르켈은 독일을 유럽 최고국가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16년 임기 동안 독일의 국내총생산액 규모는 라이벌 프랑스를 따돌렸고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9년 독일의 실업률은 3.1%로서 사실상 완전고용을 달성했다.
메르켈은 유럽의 위기 극복에도 앞장섰다. 메르켈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남유럽 재정위기에서 리더십을 보여주며 유로존을 지켰고 난민 류입,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트럼프행정부 시절 미국과 유럽의 갈등 등 갖가지 난제를 유럽을 대표해 해결해왔다.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EU 채권 발행으로 8000억유로(약 인민페 5조 9582억원)의 회복기금을 조성한 것도 메르켈의 영향이 컸다.
/연변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