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한국에 외국인이 몰려들며 다문화거리가 이곳저곳 우후죽순마냥 생기는 가운데 서울 광진구 동일로에 조선족들이 세운 양꼬치 거리도 생겼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현재 한국에는 약 140만 명의 외국인이 머물며 살고 있다. 이 가운데 조선족은 47만 명가량으로 한국 전체 인구의 1%에 가깝다. 이들은 가사도우미나 건설현장 노동자,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들이 없으면 한국 경제가 굴러가지 못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조선족들이 종사하는 분야도 다양하다.
서울에 사는 조선족 동포는 4년 전인 2007년 말 10만 8천명에서 지난 7월말 18만 3천명으로 늘었다. 전국적으로는 21만 8천명에서 39만 7천명으로 4년 만에 약 20만 명 가까이 증가했다.
한중수교 이후 몰려온 조선족 동포들은 주로 서울 영등포구나 구로구 같은 공단 밀집 지역에 몰려 살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조선족 동포들이 늘어나면서 봉천동이나 성수동, 신설동 같은 곳으로 퍼졌다. 지하철 2호선을 타고 북동진하면서 확산한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지역이 지하철 2호선과 7호선이 교차하는 건대입구역 근처인 자양동이다.
서울 광진구는 올해 초 조선족이 즐겨먹는 음식인 양꼬치구이 음식점이 몰린 동일로 18길 이름을 양꼬치 거리로 아예 바꿨다. 약 1km 구간의 이 거리에는 양꼬치 음식점이 100여개 가량 몰려있다.

조선족들로 서울 광진구에 세워진 양꼬치 거리
이 곳 음식점에는 양꼬치를 꼬치에 꿰어 양념가루에 찍어먹는 이른바 양꼬치 구이를 주로 팔고 있다. 찹쌀가루를 묻혀 튀긴 중국식 탕수육인 꿔바로우도 근래에 인기를 얻고 있다.
양꼬치는 조선족이 즐겨먹는 음식으로 호주산 양고기를 수입해 꼬치에 꿴 다음 고춧가루와 땅콩가루, 후추 같은 양념가루에 찍어 먹는다. 여기에 중국에서 수입한 찌란(孜然)을 곁들여 먹는다. 이 요리는 호주산 고기에 한국산 고춧가루, 중국산 소스를 찍어 명실상부한 다문화요리가 돼 한국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곳에서 양꼬치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자양동 동포 상인의 총무를 맡고 있는 조선족 한태희씨는 "양꼬치는 동포들이 많이 드는 음식으로 요즘에는 한국인들까지 많이 찾습니다. 우리 양꼬치하고 꿔바로우 두 개를 가지고 한국인들이 조선족들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한다.
이곳에 양꼬치 거리가 생긴 것은 조선족 동포가 일하는 강남 일대 음식점과 가깝고 옛 공단지역이라 월세 값이 싸기 때문이다.
정동주 한국다문화가족지원연대 사무처장은 지하철 2호선과 7호선이 환승되고 상대적으로 타 지역에 비해 집값이 싸기 때문에 중국 동포들이 몰려 사시는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곳 양꼬치들이 인기를 끌면서 최근에는 손님 절반이 한국 사람이 되어 버렸다. 평일에는 80%가 한국 사람이고 주말이나 휴일에는 조선족 동포가 80%를 차지하면서 명실상부한 다문화거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본사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