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바로 그 점이야.”
병호는 주머니속에서 아직 뜯지 않은 담배갑을 꺼냈다. 그것은 카멜담배였다.
수사관들은 신기한듯이 그것을 쳐다보았다. 교수가 어느새 저것을 사왔을가 하고 그들의 눈은 묻고 있었다.
오경감은 담배갑을 뜯은 다음 안에서 담배 한개비를 꺼내 꽁초옆에 나란히 놓았다.
“잘들 보라구. 이 꽁초는 절반도 안피우고 버린거야. 다른 두개도 비슷해. 세개의 길이가 거의 비슷하단 말이야. 세 사람이 제각기 피우다 버렸으면 이렇게 길이가 비슷할수가 없지. 이건 모두 같은 사람이 피우다가 버린것 같단말이야.”
“그랬으면 정말 좋겠군요.”하고 왕반장이 말했다.
침묵이 실내를 감싸기 시작했다
경감은 부하들의 반응을 기다리는듯 카멜에 불을 붙인 다음 그것을 빨아대고 있었다.
‘만일 한사람이 피운다면 구경군은 아니겠군요?”
화시가 침묵을 깨고 물었다.
“구경군일리가 없지.”
문형사가 대꾸했다.
“구경군 한명이 세군데 벽보를 모두 돌아보고 그 앞에다 카멜꽁초를 버렸다는건 말이 안되잖아. 벽보 석장이 마치 선거벽보처럼 가까이 붙어있었다면 몰라도.”
“그럼 범인이 피우다 버린걸가요?”
“일단 그렇게 보고 이 세개의 꽁초를 감정해야겠지. 타액이 말라붙기에 이걸 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서 감정을 의뢰하라구. 범인은 줄담배를 피우는지도 몰라.”
“그런데말이예요…”
그때까지 얌전하게 듣고만 있던 고동자가 찐빵같은 얼굴에 미소를 띠면서 선배 형사들을 쳐다보았다.
“교수님 말씀은… 어머 죄송합니다.”
얼결에 오경감의 별명을 부른 그녀는 얼른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리고 그의 눈치를 살폈다. 그바람에 형사들은 킬킬거리고 웃었다. 병호도 미소를 지으면서 가만히 끄덕였다.
“아픈 가슴을 찔러주는군. 내 꿈이 교수가 되는것이였는데… 이렇게 형사나부랭이가 되고말았지.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아. 계속해봐요 찐빵아가씨.”
와아하고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녀는 두손으로 얼굴을 감싸면서 허리를 틀었다.
잠시후 그녀는 헤실헤실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