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그는 손을 뻗어 수화기를 집어들더니 퉁명스럽게 “네.”하고나서 “아니예요. 교통과로 전화하세요.”하고는 수화기를 철컥 내려놓았다.
“뭐라고 했지?”
안형사는 그의 통통한 손을 내려다 보고 있다가 얼른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오늘 아침에 이상한 신고전화 같은거 없었나 해서요?”
“이상한 전화? 이상한 전화야 항상 걸려오지. 문제는 그런 전화가 하도 많으니까 어떤게 이상한건지 나도 모르겠단 말이야.”
“오늘 밤 녀자를 죽이겠다는 그런 전화나 또는 그런 협박문을 보았다는 전화같은거 말입니다. 오늘아침에 이런 벽보가 붙어있었거든요.”
안형사는 책상우에 복사지를 슬그머니 내려놓았다. 그때 전화벨이 다시 울렸기때문에 남형사는 전화를 받으면서 그것을 내려다 보았다. 잠시후 그는 수화기를 내려놓고나서 복사지를 집어들었다.
“이거 어디서 났어?”
“백산부인과 벽에 붙어있던것을 떼여온겁니다. 원본을 복사한겁니다. 지금 그것때문에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가만 있자…”
그는 껌뻑거리더니 메모철을 뒤적거렸다.
“이제 생각나는데… 벽에 뭔가 이상한게 붙어있다고 하면서 어떤 늙은 녀자가 흥분해서 전화를 걸어왔던것 같은데… 그걸 어디다 적어놨더라…”
“신고전화가 있었군요.”
“그런것 같아.”
메모지는 그만이 알아볼수 있는 글자들이 어지럽게 적혀 있었다.
“아, 여기 있다. 그래 8시 20분에 전화가 왔었는데 자기 집앞 담벽에 녀자를 죽이겠다는 벽보가 붙어있으니까 경찰이 와서 떼여가라고 했어.”
“신고한 녀자 전화번호는 있습니까?”
“그런건 몰라. 말도 하지 않고 끊었어. 위치만 알려줬는데… 에, 이거 뭐라고 적었나?”
그는 자기가 적어놓은것도 알아볼수 없는지 한참동안 메모지를 들여다보다가 전화벨이 울리자 얼굴을 찌프리며 수화기를 집어들었다.
결국 그는 두통의 전화를 더 받고나서야 그 위치를 알아냈다.
“음, 이제 알겠어. 이건 헬스클럽빌딩이야.”
“어느 헬스 클럽말입니까?”
“우체국쪽으로 가다가 오른쪽으로 백미터쯤 가면 새로 생긴 헬스클럽 있잖아. 사우나도 하고 식당도 있는 건물말이야. 아주 큰 빌딩인데 그것도 몰라?”
“아, 그 이상하게 지은 건물이군요. 벽이 온통 파란색으로 된…”
“그래, 사우나도 안다니나? 거기 사우나 시설이 아주 잘 되여 있다구.”
“전 사우나를 싫어합니다.”
“사우나를 싫어하는 놈도 다 있나?”
“네, 로마가 망한 리유가 사우나가 너무 사치스럽게 발달해서라고 하지 않습니까? 요즘 우리 나라의 호화로운 사우나 시설을 보면 문제가 참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