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가 세상에 처함이여 그 뜻이 크도다.
때가 영웅을 지음이여 영웅이 때를 지으리로다.
천하를 응시함이여 어느날에 업을 이룰고.
동풍이 점점 참이여 장사의 의기가 뜨겁도다.
분개히 한번 감이여 반드시 목적을 이루리로다.
쥐도적 이등여 어찌 즐겨 목숨을 비길고.
어찌 이에 이를줄을 헤아렸으리요 시세가 고연하도다.
동포동포여 속히 대업을 이룰지어다.
만세 만세여 대한독립이도다.
만세 만세여 대한독립이도다.
후세에 이를 '장부가' 또는 '만세가'라 했다.
우덕순도 이토히로부미에 대한 분노의 불길을 억누를수 없어 의거가를 읊었다. 안중근은 장부가 읊기를 끝마치고 이토히로부미를 죽이려고 활동경비가 없어 류동하더러 김성백에게서 돈 50원을 꾸어 오라고 하였는데 만약 꾸어온다면 갚아줄 방책이 없기때문에 대동공보사에서 갚아주도록 하기 위하여 대동 공보사 주필 리강선생에게 편지 한장을 썼다.
삼가 아뢰옵니다. 이달 9일(양력 10월 22일) 오후 8시 당지 도착, 김씨 어른 성백씨댁에 류숙하고 있으며 '원동보'에서 보게 되는 그 이등건 이달 12일 관성자 출발, 러시아 철도총국 특송의 특별렬차에 탑승, 그날 오후 11시 할빈에 도착함에 있어 동생들은 조도선에게 동생의 가솔출영을 의하여 관성자로 간다고 하고 함께 관성자로 떠납니다. 몇십리 앞의 모 정거장에서 이것을 기다려 같은 곳에서 드디여 일을 결행할 계획입니다. 그어간 앞서 말한바를 양지하기를 바라며 일의 성패는 하늘에 있고 요행이 동포들의 선도(善道)를 기대 도와줄것을 복망하나이다. 또 당지 김성백씨로부터 돈 50원을 채용하였으니 지급, 갚아주기를 천만번 앙망.
대한독립 만세! 우덕순 안응칠 블라디보스토크 대동공보사 리강 앞
오늘 아침 8시 출발 남행함
추이(追而) 포브라니치나야 로부터 유동화와 같이 현지 도착, 다음 일은 본사에 통지할것임.
안중근은 편지 쓰기를 마치고 우덕순 련명으로 도장까지 찍었다. 시를 읊고 편지를 써놓은 다음 김성백한테 돈을 빌리러 갔던 류동하가 돌아왔다.그는 김성백을 만나지 못해 돈을 빌릴수 없었노라고 했다. 이리하여 리강 앞으로 쓴 편지는 결국 부치지 못한채 검사관에게 압수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