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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안개 흐르는 태양도(1)
http://hljxinwen.dbw.cn   2009-03-20 13:59:04
 
 
 
 
 
 
 그 소리에 방안은 또 한번 떠나갈듯 폭소가 터진다. 어느 사이 금빛머리를 가슴에 파묻는 주영주도 웃음은 참지 못하겠는지 어깨를 달싹거린다.
 
 “최윤희!”
 
 “예! 옛날 대학시절엔 결벽증이 있다고 놀림도 많이 받던 최윤희래요. 저는 지금 림구현 중심학교에 있어요.”
 
 “저 최윤희학생은 림구현 중심학교의 교장입니다. 전국 우수교사이고 흑룡강성 3.8붉은기수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우리 반에서 유일한 쳐녀이지요. 아까 기차역에서 한번 꼭 껴안아보니 으흐흐 완전히 죽여줍디다.”
 
 강현수가 최윤희에 대해 보충 설명을 하는데 대머리가 흐물넙적 또 참견이다.
 
 “그런데 윤희는 가만히 어데갔다 이제 온거야?”
 
 “여기 할빈에 서방님 계셔?”
 
 “어머! 왜들 이러세요?”
 
 “왜들이라니, 윤희가 어데가서 누구를 만나고 왔는지 동창들 앞에 로실하게 말하란 말이요.”
 
 “호호 정말 재밌네요. 우리반 남성들이 언제부터 저한테 이렇게 관심이 많아졌죠? 언녕 이랬으라면 저도 이렇게 불쌍한 처녀로 늙지는 않았을텐데요.”
 
 남성들이 최윤희를 한바탕 골려주려고 작정하고 접어드는데 이젠 세파의 부대낌과 사람과의 단련속에서 고개숙인 곡식처럼 영글고 세련된 최윤희는 그런 우스개소리쯤은 시름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그바람에 오히려 말을 꺼내던 남성들이 무색해서 더수기를 벅벅 긁는다. 
 
 “자, 조용들 합시다. 지금은 출석을 부르는 시간입니다. ‘사구려’를 부르는 장마당이 아니란 말입니다.”
 
 ‘앉으나 서나’ 강현수가 발딱 의자우에까지  올라서서 몽통한 팔을 홱홱 저어서야 방안은 다시 조용해졌다.
 
 “안송옥!”
 
 “예! 저는 연수현중학교에서 교편을 잡다가 5년전부터 현민족사무위원회에 전근했습니다.”
 
 “그럼 민위 안주임이시겠네?”
 
 “호- 저같은게 어떻게 주임이 돼요. 겨우 ‘부’자나 부었지요.”
 
 “‘부’자가 붙으나 ‘정’자가 붙으나 주임은 틀림없구만, 뭐.”
 
 “장철준!”
 
 “예~저는 연길에서 삽니다. 주교육학원에 근무하구요.”
 
 “그런데 자넨 어째 말투는 연변 말씨 아니냐?”
 
 “확실히 연변에서는 거기 말씨대로 했는데 여기로 오니 이상하게도 갑자기 경상도 말이 나가네.”
 
 “백일호!”
 
 “옛!”
 
 키가 장대처럼 커서 다른 사람들 보다 태양과의 거리가 더 가깝다고 ‘해발고’란 별명이 붙여졌던 반장 백일호가 길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모두들 보시다 싶이 저는 지금 북방사범대학에서 부총장 겸 교육심리학원 원장으로 일을 보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명문대학인 북방사범대학에서 부총장이면 무슨 급이냐?”
 
 “넌 그런것도 모르나? 적어도 청급간부지.”
 
 “거기다 뭐, 전국 고등학교 심리학회 회장까지 겸했다며...”
 
 “당신네들은 그쯤밖에 모르지, 우리 반장은 이제 이삼년 안으로 북방사범대학 총장, 그러니깐 중국의 명문대학의 일인자로 승급하게 된단 말이야!”
 
 “어허, 현수! 그런 실없는 소리는 안하는게 아닌가?”
 
 백일호는 엄한 표정을 지으며 강현수가 더 입을 놀리지 못하게 눈을 흘기고 있다. 그 위엄에 강현수는 자라목이 된다.
 
 그 뒤에도 전수향, 최수산 하며 김만융교수는 이번 동창모임에 참가한 제자들의 이름을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몽땅 부르고 그 이름에 따라 본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아소개를 한다.
 
 실로 옛날 대학시절의 출석부는 어제와 오늘을 구슬알처럼 하나의 줄에다 이어놓고 있었다.
 
 
 
 
 

   뚝배기  
 
 
 
 그리웠던 대학시절로 다시 돌아간듯 머리가 새하얀 김만융교수가 출석부를 다 읽어 내려가자 그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문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복무원들이 흰 비단천을 정갈하게 편 긴 식탁우에 음식그릇을 날라오기 시작했다. 두발, 네발 가진 짐승고기, 땅에서 기고 하늘에서 나는 짐승고기, 거기에 사발만한 게에다 빠나나처럼 굵고 큰 왕새비까지 올라 실로 상다리 부러질 지경으로 산해진미가 차려졌다.
 
 차물마시는 고뿌만큼씩이나 큰 맥주컵, 황새다리처럼 아래대가 가늘고 긴 와인잔, 갓난애 주먹만큼씩 작은 소주잔, 사람마다 앞에는 술잔만 해도 세개씩이나 놓여있다.
 
 “술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소원대로 마시는것이 어떻습니까?”
 
 백일호가 이렇게 건의하자 구금자가 반대해 나섰다. 
 
 “안돼요. 오랜만에 만났는데 오늘은 누구나 례외 없이 흰술을 마시는게 좋겠어요.”
 
 “당신부터 될가?”
 
 “안돼도 오늘은 흰 술을 마시고 싶네요. 호호호...”
 
 “금자 말 옳아. 우리 모두 독한 술을 마시자요!”
 
 안송옥이도 구금자의 손을 든다. 녀성들이 먼저 이러고 나서자 남성들은 좋다고 야단이다. 그래서 복무원들이 동창들의 앞에 있는 소주잔마다에 중국의 명주 ‘우량예’를 그득그득 붓고있다.
 
 “복무원! 그 로인님께만은 와인을 부으세요.”
 
 복무원처녀가 김만융교수의 술잔에 소주를 부으려고 하는데 몇사람 건너 앉아있던 최윤희가 지켜보다가 이렇게 타이른다.
 
 “왜? 교수님은 소주를 한잔도 못하셔?”
 
 “제가 잘 알아요. 고혈압이 있어 소주를 드시면 안돼요.”
 
 같은 림구현에서 살고 있어 최윤희는 김만융교수의 신상을 남들보다 깊이 료해하고 있는것 같았다.
 
 “자, 그대들! 잔을 높이 들고 힘차게 ‘위하여’를 웨칩시다.”
 
 강현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의 뜻깊은 상봉을 셋, 둘, 하나!”
 
  위하여!
 
 “스승님의 건강과 우리의 우정을...”
 
  위하여!...
 
 련이어 우렁차게 터지는 ‘위하여’ 소리에 온 호텔이 쩌렁쩌렁 울린다. 복무원들도 술상에서 이런 웨침소리는 처음 듣는지 깜짝 깜짝 놀라며 눈들이 휘둥그래진다.
 
 알콜도수가 42도라는 ‘우량예’가 랭수처럼 꿀꺽꿀꺽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남자건 녀자건 술을 못한다고 사양하거나 잔꾀를 부려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잔의 술을 상밑에다 쏟아버리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모두가 화염을 토하는 적의 포구를 서슴지 않고 가슴으로 막는 영웅 황계광 같다.
 
 옹근 4년이나 한 솥의 밥을 먹고 매일 눈만 뜨면 한마당, 한 교실에서 딩굴던 동창들이라 눈물이 나도록 엉킨 이야기가 많고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누구라 없이 무슨 말을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꺼내야 할지 두서가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서로 서로 사무치게 그리웠던 정을 말이 아닌 술에다 담아 목으로 넘긴다. 
 
 “야! 호호호... 너희들 저 박두천이 그일 생각나니?”
 
 갑자기 주영주가 무슨 생각이 떠올랐던지 ‘뚝배기’ 박두천이를 가리키며 눈섭춤을 추어댄다.
 
 “나원! 내가 왜?”
 
 “한밤중에... 아니 참, 밤중에 덜렁덜렁 그 일, 말이야! ”
 
 “그래! 그래!”
 
 와-
 
 모두들 술을 마시다 말고 손벽치며 박장대소한다.
 
 박두천이한테 ‘뚝배기’란 별명이 붙게 된건 목청이 둥글황소의 영각소리처럼 웅글진데다 무슨 일을 한다치면 두팔을 쓱쓱 걷어올리고 투사처럼 욱-하고 나서는 스타일이여서 그랬다.
 
 어느날 이른 새벽, 학교에서는 깊은 잠에 곯아떨어졌던 전 문과학부의 학생들이 일제히 자리를 차고 밖으로 뛰여나가는 큰 사건이 일어났었다. 당시는 변소가 기숙사안에 없고 문과학부 남학생기숙사와 녀학생기숙사 사이인 바깥에 있었는데 한 밤중에 두 녀학생이 변소로 나가다가 미리부터 녀성변소에 숨어있던 두 망나니한테 걸려들었다. 그래서 뒤에 섰던 녀학생은 기겁을 하며 요행 도망쳐 나오고 앞에 섰던 녀학생은 봉변을 당하는 끔찍한 사태가 벌어졌다. 후에 알게된 일이지만 뚝배기는 저녁마다 잠을 잘때면 언제나 팬티까지 몽땅 벗고 1급 수면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밤중에 ‘강도를 잡아라!’하는 고함소리와 함께 기숙사에 큰 소동이 일어나자 덩치 큰 몸뚱아리에 실 한오리 감지 않은 뚝배기는 잠을 자던 그 맵시로 이불을 걷어차고 밖으로 뛰여나갔던것이다.
 
 “어디야? 어디?”
 
 숱한 남녀학생들속에 끼여든 뚝배기는 정신없이 뛰여 다녔다. 별이 없는 캄캄한 밤인데다 모두가 긴장되여 황황해 있다 보니 그때까지도 누구도 뚝배기가 알몸뚱이란걸 감촉하지 못했었다.
 
 그렇게 십여분이 지난후 학교당직 보위간사들이 학교 담벽밖에서 망나니 한 놈을 붙잡아 이미 린근 파출소로 련행 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모두들 안도의 숨을 내쉬며 숙사로 돌아오고들 있을 때였는데 별안간 어느 학급 녀학생인가 마치도 발밑에서 꿈틀거리는 뱀이나 밟은듯 뚝배기를 가리키며 새된 소리를 질렀다. 그 놀란 소리에 숱한 학생들의 눈길이 일시에 뚝배기 알몸뚱이에 가 멎었다...뚝배기는 너무도 부끄러워 그 이튿날부터 련 사흘동안 침실에 박혀 얼굴도 내밀지 못했다.
 
 학창시절의 그 희한한 일이 다시 영화를 보는듯 새삼스레 눈앞에 떠오르고 있어 동창들은 배를 끌어안고 비실비실 넘어진다.
 
 “저 뚝배기녀석 사타구니에 거덜거덜 달린걸 그때 너희들도 다 봤지?”
 
 “보구말구, 이만한 빨래방치 같은거 정말 희구하더라야!”
 
 남성들과 녀성들이 뚝배기를 가운데 놓고 떡메로 번갈아 떡을 치듯 맞장구를 쳐댄다.
 
 “나- 원. 그게 무슨 우스워!  난 말이야, 내 이 고간에 달린거 내 딸애한테도 보여줬어!”
 
 “뭐라구? 너 혹시 마누라하고 침대우에서 씨름을 하다가  딸애한테 들킨거 아니야?”
 
 “나- 원, 아니야!”
 
 “그럼 그건 또 무슨 소리냐?”
 
 동창들은 뚝배기가 불쑥 꺼내는 너무나도 충격적인 말에 저마다 얼음강판에 자빠진 황소눈이 된다.
 
 “나원, 내 딸이 열두살적 일인데 이놈의 가시나가 공부를 지지 잘하던게 며칠째 책도 들여다보지 않고 무슨 고민에 잠겼는지 나원, 집에만 오면 몇시간이고 멍해서 창밖만 내다보고 있는거지 뭐야. 그래서 내가 몇번이나 도대체 웬일이냐고 따지고 들어도 그 못난 녀석은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거야. 나- 원! 그러던 어느날 제 어미한테는 마지못해 입을 열었는데... 기가 차서 나원! 그 비밀이 뭐겠니? 너희들 한번 맞춰봐!”
 
 “글쎄다...”
 
 “그 녀석이 한창 소녀로부터 처녀로 변하는 과도기에 들어섰던거야. 그래서 남자들의 고간에 찬 이 놈의 쟁기가 그렇게 궁금하고 알고싶었던 모양이야. 소 웃다 꾸레미 터질 일이지 나- 원! 그 소릴 듣자부터 내 이 미련한 놈도 고민에 빠져 애꿎은 담배만 피워댔지 뭐야, 그담엔 말이야, 다짜고짜 마누라의 팔을 잡아끌고 딸애의 방으로 들어간거야, 그리곤 말이야, 딸애를 앞에 딱 앉혀놓고 정중하게 아래도리를 벗고 내 쟁기를 보여주었단 말이야!”
 
 “어마나!...”
 
 “뭐, 뭐야? 그게 정말이냐?”
 
 동창들은 입을 딱 벌렸다.
 
 “그래 그 딸이 지금 얼마 컸어?”
 
 “스물한살이야, 나원, 공부를 괜찮게 하거든. 지난해 북경사범대학에 붙었어. 나원...”
 
 뚝배기 박두천은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짝사랑
 
 
 

 흥분과 감격으로 펄펄 끓는 술상에서 조용히 나와 화장실을 다녀오던 철준이는 복도 건너편에 있는 다른 한 식당에서 미란이가 아들애와 함께 식탁에 앉아있는 모습이 눈에 띄웠다. 구금자가 왕주임에게 말하여 미란이는 지금 따로 아들애의 저녁식사를 챙겨주고 있던 참이였다.
 
 독상을 받은 그 아들애의 앞에는 음료수에다 여러가지 채소에 밥과 국그릇까지 한상 푸짐히 놓여있었다.
 
 “애두 참, 그 핸드폰은 얼른 끄고 밥부터 먹으라는데두...”
 
 “어머닌 제 걱정 말고 어른들이 모인 식당에 가보세요. 제가 뭐, 코흘리개 앤가요. 이제 혼자 천천히 먹고 호텔 에 올라가겠어요.”
 
 아들녀석은 어머니와는 눈길 한번 마주치지 않고 머리를 가슴에 파묻은채 이런 말을 하고 있다. 그는 지금 핸드폰으로 누구하곤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느라고 정신이 없다.
 
 “아들애를 저녁 챙겨주는 모양이구만...”
 
 철준이는 복도를 지나가려다 말고 미란이와 아들이 있는 그 상으로 다가갔다.
 
 “예, 얘가 당쳐 밥을 먹지 않아서...”
 
 “아들이 몇살이지?”
 
 “열다섯살...”
 
 “그럼 우에 또 하나 있겠구만.”
 
 “예, 큰것도 아들인데 형은 대학에 다녀요.”
 
 “그럼 애들 아버지는 무슨 사업하지?”
 
 “한족중학교에서 저처럼 훈장노릇 해요.”
 
 “뭘 가르치는데?...”
 
 “물리.”
 
 철준이는 미란의 가정 일을 오지오지 캐여 묻고 있지만 미란이는 철준이가 묻는 말에만 대답을 할뿐 철준이네 가정사에 대해선 한마디도 물으려고 하지 않고 있다. 둘은 대학다닐때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철준이는 78년급 조문반에서 축구명장이였다. 평소에는 말을 해도 느릿느릿 하고 행동거지도 남들보다 굼떴는데 괴상하게도 축구장에만 들어서면 마치도 표범처럼 빠르고 날파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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