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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안개 흐르는 태양도(1)
http://hljxinwen.dbw.cn   2009-03-20 13:59:04
 
 
 
 
 
 
 “?... ...”
 
 제자들은 할말이 없었다. 과연 그런지 어떤지는 모를 일이지만 여하튼 스승의 말씀엔 일리가 있는 듯도 싶었다.
 
 “송옥아, 그런데 아까부터 최윤희는 왜 보이지 않는거야?”
 
 최윤희와 한방에 들게 된 안송옥에게 구금자가 묻는다. 아들 청아의 일로 그는 최윤희와 조용히 할말이 있었던것다.
 
 “아까 시내에 급히 볼일이 있다며 나갔어. 그런데 걔가 좀 이상하더라. 핸드폰에 전화가 왔는데 내가 들을가바 화장실에 들어가서 문을 안으로 잠그고 소곤거리더니 시내에 급히 만날 사람이 있다며 나가더라.”
 
 안송옥이가 하는 말이다.
 
 “그럼 그 로처녀가 여기 할빈에 서방님이 있는거 아니야?”
 
 “그렇지 않으면 할빈에서 만나자고 어떤 남자와 약속을 했던가?”
 
 “글쎄 그건 잘 모르겠지만 눈치를 보아선 분명 누구하고 비밀리에 만나는것만은 틀림없어 보이더구나.”
 
 안송옥이 하는 말에 모두들 최윤희를 놓고 나름대로 점을 치고 있었다. 
 
  
 
 
 

  
 
   출석부
 
 
 
 오후 5시가 되였다.
 
 심양에서 자가용차를 몰고 오는 김성만이까지 들어서자 대학을 졸업해서 25년만에 처음으로 만나는 목단강민족사범학원 78년급 조문반 동창모임은 김운재를 제외하고는 올 사람이 다 왔다. 화남현에서 현장으로 있는 김운재는 중요한 사무가 있어 래일 오전으로 들어선다고 강현수한테도 전화가 왔고 또 한 현에 있는 리두성이한테도 알렸던것이다. 이제 김운재까지 오면 대학시절 33명 한반 학생중 이번에 모이는 동창생은 모두 22명이고 대학 3,4학년때 담임을 맡으셨던 김만융교수까지 하여 참가자는 23명, 그밖에 녀동창 고미란이가 병보이러 초중 2학년에 다닌다는 아들애를 데리고 왔기에 나어린 방청객까지 합치면 여기 별무리호텔에 모여온 사람은 도합 24명이였다.
 
 “자, 사랑하는 그대들! 지금 이 시각부터 래일 하루에 모레점심까지, 그러니까 그대들이 코물 눈물 쥐여 짜며 석별의 정을 나누는 순간까지 이번 파티의 일체 사회는 저 ‘앉으나 서나’ 강현수가 맡겠습니다.”
 
 모두들 올 사람이 다 왔다며 떠들자 강현수가 휴게실 한복판에 달랑 나서며 정색하고 허리를 굽혀 인사한다.
 
 강현수는 이곳 할빈에 있는 성 신문사에서 문화부 부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래서 백일호는 며칠전에 강현수와 머리를 맞대고 이번 모임을 준비할 때 벌써 모든 행사에서 앞에 나서는 총지휘는 현수가 맡으라고 귀띔을 했었다. 그도 그럴것이 졸업해서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가지는 모임이라 그사이 일부 동창들끼리는 련계도 빈번하고 또 서로 자주 만나기도 했었지만 백일호와 구금자를 포함하여 허다한 동창들은 졸업해서 25년만에 처음 만나게 되는데 유독 강현수만은 직업이 기자다 보니 그사이 얼굴을 못 본 동창은 하나도 없이 다들 손금보듯 잘 알고 있었던 터였다. 그런데다 대학다닐 때부터 노래를 잘 불렀고 입술엔 꿀을 바르고 다니는지 언제나 말이 달콤하고 붙임성 또한 남달리 좋아 누구하고나 한번 척 만나기만 하면 대뜸 허물없는 친구로 만드는 특별한 재질이 있어 들놀이나 오락판 같은 놀음장소에서의 사회자로는 둘도 없는 적임자였다.
 
 강현수가 한가운데 나서자 동창들은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키가 우로 자라지 않고 량 옆으로만 자라 앉은키나 선키나 거의 비슷하다고 학창시절부터 절로 ‘앉으나 서나’라고 별명을 부친 비유 좋고 유머 많은 녀석이다. 
 
 “그대들! 왜서 이렇게 눈치코치 없습니까? 이 ‘앉으나 서나’에게 꽃다발이나 키스 대신 뜨거운 박수를 선물로 주면 안되는겁니까?”
 
 “좋다! 잘해 보라! 나원!”
 
 강현수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뚝배기 박두천이 고함을 지르며 앞질러 박수를 쳐댄다. 그러자 모두들 따라서 박수를 친다.
 
 “그 ‘좋다’ 소리는 아무때나 함부로 말하는게 아닌데 자네 뚝배긴 왜 그러지? 오늘은 3.8절도 아닌데 말이야.”
 
 대머리가 느물거리며 뚝배기에게 말을 건넨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동창들이 어리둥절해서 대머리를 쳐다보자 대머리는 ‘으흠!’하고 시치미를 뗀다.
 
 “3월 8일 날은 부녀들의 명절이 아닌가? 그날은 녀성들이 ‘좆 타’고 노는 날이거든. 뚝배기 자네 그것도 몰라?”
 
 그 소리에 장내는 와!-하고 폭소가 터진다. 그런데 구금자와 김순애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요절하며 웃어대는 안송옥이한테 묻는다. 그래서야 한심한 육담인줄 알고는 쏘파를 두드리며 숨이 간들간들 넘어가는 소리를 지른다.
 
 “자, 그럼 모두들 첫 행사가 기다리는 연회석으로 갑시다.”
 
강현수가 몽통한 팔을 휘저으며 한창 허리건사를 못하며 웃어대는 동창들을 귀빈식당으로 안내했다.
 
 하기야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그저 만남의 반가움에 날것만 같이 기쁜 동창들이다.
 
 이십대 열혈 청춘남녀들이 새파란 꿈을 안고 한 학교, 한 교실에서 4년이나 같이 딩굴던 그 때가 어제 그제 같은데 어느덧 십년이란 세월이 두번하고도 반이나 훌쩍 지났다...
 
 기실 5년전에 졸업 20돐 동창모임을 가지자고 동창들이 사처에서 전화가 걸려오는걸 구금자가 제발 뒤로 좀 미루자며 반대해 나섰다. 그때는 남편 백일호가 박사후 공부를 하느라고 두번째로 영국 옥스퍼드대학에 가 있을때였다. 동창들도 생각해보니 반장도 없는 마당이라 그럴바 하고는 5년을 뒤로 미루어 25돐에 모이자고 약속했었다. 그렇게 백일호와 구금자 때문에 미루어진 동창모임이였기에 이들 부부는 이번 모임에 드는 일체 경비는 둘이 전부 책임지니 동창들은 그저 왕복 려비만 준비해 오라고 미리전부터 선포하고 나섰던것이다. 
 
 귀빈식당안의 천장은 구슬 같고 별무리 같은 화려한 장식등들로 번쩍번쩍 했고 사면의 벽과 식탁, 의자들은 한결같이 고풍스럽고 으리으리하여 궁전에 들어선듯한 기분을 준다. 그래서 몇몇 시골중학교에서 온 동창들은 열대지방 사람들이 이곳 북방에 와서 흰눈이 내리는걸 처음 보듯이 “야! 야!”하는 감탄소리를 여러번 입에서 내고있다.
 
 귀빈식당 한복판에 한일자로 긴 식탁이 펼쳐졌다. 김만융교수가 정면좌석에 모셔지고 동창들은 줄지어 량켠으로 마주 앉았다. 그럴 때 누구를 만나러 시내로 나갔던 최윤희도 가쁜 숨을 할딱거리며 귀빈식당에 들어섰다. 
 
 머리우에서 구슬처럼 반짝이던 등불들이 삽시에 꺼지고 사면 벽에 홰불처럼 만든 그리 밝지 않은 불들만 켜졌다. 물론 김만융교수의 앞에만은 따로 대야만큼 둥근 밝은 조명이 내리비치고 있었다.
 
 “그대들! 25년전 우리의 담임선생님이셨던 김만융교수님으로부터 목단강민족사범학원 78년급 조문반 학생들의 출석부를 읽겠습니다.”
 
 방금 전까지도 익살을 부리던 강현수가 언제 그랬냐 싶게 한낱 엄숙한 음성으로 연회를 집행한다. 삽시에 동창들은 정든 학창시절로 다시 돌아간듯 싶다. 흘러간 추억들이 새파랗게 살아난다.  
 
 “교수님께서 이름을 부르면 자리에서 일어나서 차렷 자세로 ‘옛!’하고 대답하고 25년이 지난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한다고 자아소개를 해야겠습니다. 교수님, 그럼 시작하시죠.”
 
 김만융교수는 천천히 돋보기를 눈에 걸었다. 그리고는 강현수가 미리 준비해준 출석부를 부르기 시작했다.
 
 “박재동!”
 
 “옛!...저는 지금 화천현 중학교에서 부교장으로 일을 봅니다. 재간이 무뎌 자식은 딸만 둘, 한 놈은 상해에서 회사다니고 한 놈은 대학 다닙니다. 이렇게 소개하면 됩니까?”
 
 “나이는 우리 반에서 제일 많고 별명은 화투장에 우산들고 나오는 ‘비아바이’입니다. 이런것까지 소개해야지.”
 
 대머리가 중뿔나게 한마디 끼여들자 엄숙하던 분위기가 대뜸 웃음판으로 번져졌다.
 
 “에끼, 맹물에 자개를 삶아놓은 놈 같으니라구.”
 
 ‘비아바이’ 박재동이 투덜거리며 자리에 앉는다. 
 
 “리두성!”
 
 “옛!...저는 25년 동안 화남현 중학교에서 분필가루만 먹고삽니다.”
 
 “그렇게 짧으냐? 왜 녀편네는 어떻게 생겼구, 씨앗은 어찌 뿌려 자식농사는 어떻게 했구, 그런건 안 말하냐? 교수님, 저 학생은 도수가 너무 높은 안경을 눈에 걸어 별명은 ‘맥주병밑굽’입니다.”
 
 역시 대머리가 간참질이다. 그래서 방안엔 웃음소리가 멎을줄 모른다.
 
 “김순애!”
 
 “예!...계동현중학교에서 교편잡고 있습니다.”
 
 “고미란!”
 
 “예!...통하현중학교래요.”
 
 “주영주...”
 
 “알라뷰!...전 지금 청도에서 자그마한 유흥업을 해요. 여러분 많이많이 사랑해주세요!”
 
 “사랑은 눈맞는 사람끼리 할 일이고 유흥업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일?”
 
 “음식점 둘, 노래방 하나,...”
 
 “그럼 저금통장에 돈은 얼마 있는가?”
 
 대머리를 본따 이제부턴 여기저기에서 남성들이 지껄이기 시작한다.
 
 “구금자!”
 
 “네, 구금자래요. 저는 지금 여기 북방사범대학 도서관에 출근해요.”
 
 “김운재!”
 
 “... ...”
 
 “그 현장 어르신님은 사무가 바빠 래일 오전 승용차로 온다고 저한테 알렸습니다.”
 
 “그럼 지각생이구나, 청가서는 가져왔냐?”
 
 “그 어르신 하는 일 난 잘 몰라.”
 
 같은 화남현에서 온 맥주병밑굽이 별로 시답지 않은듯 맥빠진 소리를 한다.   
 
 “조만수!”
 
 “... ...”
 
 “조만수!”
 
 “그 동창은 지금 한국에 있습니다. 거기에 동그라미를 친 이름은 모두 해외에 나가있는 동창들의 이름입니다. 그중에 리상인이만은 특별한 사연이 있어 이번 모임엔 오지 못한 학생이구요.”
 
 강현수가 교수님께 해석을 해드린다.
 
 “그럼 여기 이름밖에다 네모칸을 친 사람들은 모두 타계했다는 말인가?”
 
 “예, 서수련이 하구 민철규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강현수의 말에 모두들 갑자기 얼굴색이 어두워진다.
 
 “김성만!”
 
 “예- 김성만이 올시다. 저 멀리 심양이라는 곳에서 대충 밥먹고 살아갑니다.”
 
 “저 학생은 류소기처럼 얼굴 한복판에 달린 코가 중뿔나게 커서 별명이 ‘한근짜리’입니다. 여러분들 믿지 못하겠으면 지금이라도 칼로 저 놈의 코를 쑥덕 벼서 한번 저울에 달아보시죠. 적어도 한근이상은 잘 나갈겁니다.”
 
 “그런데 코가 크다고 해서 저 자식 중간에 달린 그것까지 다 큰건 절대 아닙니다.”
 
 “에이, 자식들, 대충대충 넘어가면 안돼?!”
 
 성만이가 친구들의 놀림에 풀풀 거린다. 그러는 제자들을 돋보기 우로 바라보는 김만융교수도 얼굴엔 미소가 흐른다.
 
 “리수길!”
 
 “옛! 저의 별명은 대머리입니다. 저기 청도에서 온 주영주 녀사님 하고 알라뷰 해서 6년을 한 이불 덮고 살았는데 제가 그만 바람이 나서 오입을 하는 통에 리혼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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