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2008-09-25)=동녕현조선족중학교는 새학기 개학식에서 전학기 3명의 공부성적1등 수상자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했다.전교 학생들의 부러움을 한가득 지니고 열렬한 박수소리속에서 3명 학생이 선후로 단상에 올랐는데 그중에서 얼굴에 홍조를 띄우고 선참으로 오른 학생이 학교 학생회간부이며 초중3학년 학습위원인 정려홍학생이다.
2년전, 동녕현조선족소학교를 졸업하고 갓 초중에 입학한 정려홍학생은 한족들이 많은 특수한 언어환경에서 자라다보니 한어기초는 아주 좋았으나 조선어문기초가 박약하여 우리 말을 조금 알아들을수는 있었지만 말하기 어려워 학교에서 언제나 한족말로 대화하였다. 조선어문시간에도 교사의 지도하에 간단한 단어나 짤막한 문장은 그래도 조선어로 읽었으나 교사의 질문에는 여전히 한어로 대답하군 했다.
한어과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들을 담당한 교사들은 모두 우리 말로 강의하였는데 조선어문기초가 박약한 려홍이는 좀처럼 알아들을수가 없었고 그 뜻을 리해하기는 더욱 어려웠다.
소학교에서 공부할 때 언제나 자신의 총명함을 자랑하며 성적이 학급에서 앞자리를 차지했던 려홍이였으나 중학교에 발을 들여놓은 후에는 성적이 급격히 하강되였다. 첫학기 기중시험에서 조선어문성적은 겨우 33점이였고 기타 학과목성적도 전 학급에서 낮은 축에 속하였다.
려홍이는 시초에 조선족중학교를 선택한것을 못내 후회되기도 했으나 그렇다고 중도에서 그만두고 다시 한족중학교로 갈수도 없는것이였다. (안된다, 이러다간 공부성적이 학급에서 꼴찌가 되고말것이다. 그러니 제일 약한 고리인 조선어문수준부터 제고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조선말로 대화하며 부지런히 힘써보자!)
그는 몇번이고 자신에게 채찍질하며 공부성적을 제고하기 위한 새로운 학습방법을 모색하면서 박차를 가했다.
어느 조선어문시간이였다. 교사가 문제를 내자 려홍이는 잠간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여 손을 번쩍 들었다. 어쩌다 발언권을 얻은 려홍이가 가까스로 떠듬거리며 대답했는데 그 대답이 채 끝나기도전에 학급에서 일장 폭소가 터졌다. 발음이 틀려 웃음거리를 자아냈던것이다. 일부 개구쟁이들은 좋은 기회를 만났다고 흉내까지 내며 려홍이를 골려주었다. 삽시에 얼굴이 홍당무우가 된 려홍이는 쥐구멍에라도 막 들어가고싶었다. 그러나 다시금 마음을 다잡은 려홍이는 속으로 윽별렀다. ( 흥, 조선어문수준이 좀 낫다고 그렇게 비웃지 말라! 내 이제 있는 힘껏 노력하여 너희들을 꼭 초과하고야 말테다! )
그때부터 려홍이는 의식적으로 친구들과 조선어로 대화하기에 힘썼으며 과당시간에도 더욱 열심히 공부하여 조선어수준이 날로 제고되였다.
그런데 글짓기에서 또 한번 생각밖에 골탕을 먹게 될줄이야!
한차례 습작과강의를 마친 후 선생님이 명제작문을 내주었는데 려홍이의 조선어문수준으로서는 700자 이상의 글을 도무지 써낼수가 없었다. 몹시 안달아난 려홍이는 이책 저책 뒤지다가 문득 좋은 글 한편을 발견하였다. 이제 됐다고 생각한 그는 그 글을 그대로 베껴 선생님께 바쳤다. 며칠후 내막을 알게 된 선생님한테 불리여 가 꾸지람을 들은 그는 정신이 번쩍 드는듯 하였다.
그후 려홍이는 선생님의 요구에 따라 매일 아침마다 랑독련습을 하고 일기쓰기를 견지하였으며 피타는 노력을 경주하였다.
려홍이의 조선어문성적은 몰라보게 제고되였고 조선어문성적이 제고됨에 따라 다른 과목의 성적도 잇따라 제고되였는데 초중1학년 기말시험에서 려홍이의 조선어문성적은 66점이였고 각 과목의 평균성적도 중등수준을 넘었다.
새로운 신심과 희망이 생긴 려홍이는 초중2학년에 진급한 후 더욱 부지런히 노력하여 학기말시험에서 조선어문성적이 상류에 속하게 되였고 각 학과목 평균성적도 학급에서 첫자리를 차지함으로써 마침내 1등 장학금 수혜자의 영예를 지니게 되였다.
우등생이며 3호학생인 려홍이는 새학기에 들어선후 자신이 이미 거둔 성적에 자만하지 않고 명년 고중입시에서 더욱 우수한 성적을 따내기 위하여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있다. /위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