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이란 수확을 위한거 아니겄수? 우리의 수확이 얼마나 되쥬? 제때에 일삯이 나왔수? 들려오는 소리란 일삯의 몇퍼센트를 절취하오, 일감을 양도하오 저쩌오 하는 소리밖에야…”
“우리같은 사람들은 이런 악취풍기는 묘지일을 다 하면서두 번것만큼 못 받고 되려 떼우고 하는거지.”
기철이의 말을 받아물고 귀남이도 한소리 먹여오고 있었다.
모두 자기의 불평을 터놓고있었다. 기다려보지도 않고 일시적인 충동으로 나오는 격분이던것이다. 덕필은 사람들의 눈길이 자기를 쏘고있다고 느끼면서 몹시 불편을 느꼈다. 아무쪼록 지금은 점심참을 드는 시간이겠던것이다. 그러니 서로 목에 핏대를 새우고 침을 튀겨가며 자기의 의견을 고집한다는게 어떻게 봐도 눈치없는 노릇이 아닐수 없었다. 그러자면 자기쪽에서 먼저 한보 물러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귀다툼을 해봤자 아무 소용도 없겠고 그렇다고 무조건 져줄수도 없는 일, 한것은 원체 자신에게 죄가 없겠기때문이던것이다. 한번 후회를 한다고 해보자, 여러 사람들이 련달아 자기에게 대한 태도를 달리할것은 번연하겠던것이였다.
그는 자신의 무력한 의지와 소신을 다시 한번 자탄했고 그러면서도 침착심을 되찾았다.
“여러분들의 말씀이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전적으로 앉아서 보고 느낀것만을 캐고드노라면 짧은 말도 길어지고 길어지노라면 얼토당토않은 말도 보태질게 아니겠습니까.”
“풀려진 츠녀의 옷고름처럼이나 길겄지. 크르륵.”
엄성기가 한마디 웃기를 얹자
“풀렸으니깐 배꼽이 보이겄지, 클클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