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신라말 혹은 고려초엽까지는 주로 왕족과 귀족계급의 사람들이 성씨를 가지고있었으며 그중에서도 중국을 왕래한 사람들이 성씨를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 일반백성들은 성씨를 가지지 못했다. 그러다가 가부장적가족제도를 기본으로 한 종족관념이 강화됨에 따라 고려중엽으로부터 더욱이는 리조에 진입하면서부터 전민속에서 성씨가 일반화되였으며 성시의 수가 대량적으로 늘어났다.
리조초엽의 ≪세종실록≫에 의하면 각 주, 현에 산재한 성은 토성(土姓), 가속성(加屬姓),속성(屬姓), 망성(亡姓), 차성(次姓), 차리성(次吏姓), 속성(續姓), 입속성(入續姓), 입성(入姓),래성(來姓), 경래성(京來姓), 투화성(投化姓), 향국입성(向國入姓), 사성(賜姓), 천강성(天降姓),백성(百 姓), 입진성(入鎭姓), 융융성(戎戎姓) 등 20여종류로 분류하였다. 이 경우에 그 지방에 고유한 성을 ≪토성≫이라 하고 그 당시에 이미 없어진 성을 ≪망성≫이라 하며 ≪입≫또는≪래≫자가 붙은 것은 타지방 또는 외국으로부터 들어온 성을 표시한것이고 ≪속≫,≪차≫,≪속≫자가 붙은 것은 사회적신분이 좀 낮은 지위에 있는자의 성을 말하는것이며 ≪천강성≫,≪사성≫등은 천자나 임금이 내리여준 성을 말한다. 성시에 대한 이런 분류법에서 알수 있는바 그 당시에 성씨의 수는 매우 많았다. 이런 사정은 그후에 나온 문헌을 보더라도 짐작할수 있다. 리조의 성종때에 나온 ≪동국여지승람≫이라는 문헌에는 조선민족의 성이 277종에 달한다고 기사하였으며 리조의 여조때에 편찬하여 정조, 고종때에 증수된 ≪증보문헌비고≫에 의하면 본관별(本貫別)로 기록된 성씨는 496종에 달하였다. 후세에 이르러 성씨의 종수에는 변화가 있게 되였는데 근자에 이르러 일부 학자들의 불완전한 통계에 의하면 조선민족의 성이 250여종에 달한다고 한다. 이러한 성들가운데서 제일 많고 대표적인 것은 ≪김≫,≪박≫,≪리≫,≪최≫등 성이라고 말할수 있다.
조선민족의 성시는 자연현상 또는 서상을 표징한것외에 지명에 인한 것이 많다. 조선민족의 성씨는 일반적으로 단성이 위주로 되고있다. 하지만 복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존하는 우리 민족의 복성으로는 ≪남궁(南宮)≫,≪황보(皇甫)≫, ≪사공(司空)≫,≪선우(鮮于)≫,≪제갈(諸葛)≫,≪서문(西門)≫, ≪독고(獨孤)≫,≪동방(東方)≫ 등이 그 실례로 된다. (옛날에는 복성이 더 많았다.)
본관
혈족의 계통을 표시하는것으로서 성씨외에 또 본관(本貫)이라는것이 있다. 본관은 향관(鄕 貫), 적관(籍貫), 성관(姓貫)이라고도 하며 그것을 생략하여 본 또는 관이라고도 한다.
우리 민족이 본관을 사용한 력사는 매우 오래다. 14~15세기이후 생산력의 점차적인 발전, 인구의 증대에 동반된 동족성원들의 량적인 증대와 더불어 본관이 전면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본관은 원래 씨족의 분지(分支)의 시원을 밝히는데서 발단한것이였는데 그후에 와서 점차적으로 매개인의 시조(始祖)의 발상지를 표시하는것으로 되였다. 조선민족은 그 성씨에 따라 여러가지 본관을 가지고있는데 일부 성씨의 본관수(本貫數)를 헤아려보면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