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자관계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관념에서 볼 때 부자관계란 광의적인 의미에서는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 협의적인 의미에서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말한다.

　　봉건사회에서 우리 민족의 부자관계를 지배하는 도덕적 규범은 효 또는 효도로 집약될수 있다.

　　지난날 자식들은 아주 어릴 때로부터 부모를 존경하는 습관을 양성하며 효도를 키웠다. 효도에는 여러가지 내용이 포섭되고있으나 부모에 대한 내용이 효도의 기본을 이루고있다.

　　다시말하면 부모를 존경하고 부모의 시중을 들고 부모를 부양하고 부모를 즐겁고 편안하게 하며 부모의 뜻을 생전에서 뿐만 아니라 돌아가신후에도 잘 받드는 것을 최대의 효도로 여겼다. 지어는 집을 계승하는 아들을 낳지 못하는것도 부모에 대한 효도를 다하지 못한것으로 간주하였다.

　　그러나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자식들의 태도에는 일정한 차이가 있었다. 말하자면 아버지에 대해서는 자식에 대한 엄격한 훈육을 담당한 지배적인 인물로 모시고 섬기였지만 어머니에 대해서는 별로 무서워 하지 않고 인자하고 너그러운 형상으로 느끼였다. 바로 이런 관념의 지배하에서 혹시 아버지에게 무슨 일로 하여 상의하거나 간청할 일이 있어도 아버지에게는 ≪어려워서≫ 지어는 ≪두려워서≫말을 꺼내지못하고 어머니를 통해서 간접으로 해결해나갔다. 자식이 아버지의 뜻에 불복했을 때에는 그 자식이 엄벌의 대상이 되거나 용서받을수 없는 행위로 간주되지만 어머니에게는 자식이 잘못을 저지를 경우에도 비교적 쉽게 용서받을수 있는 행위로 간주되였다. 아버지로부터 심한 꾸중을 받게 되는 경우에 어머니는 오히려 그런 자식을 너그럽게 감싸주는 것이 통례로 되였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자식이 어릴 때의 경우에 한해서이다. 다시말하면 자식이 어릴때에는 어머니가 자식의 행위에 비교적 많은 자유를 허용하지만 자식이 청년기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약속력이 강화되며 아버지에게 적용되는것과 같은 존엄을 요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