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갓---지난날에 상제가 밖에 나갈 때 쓰는 갓, 가는 대오리를 거죽으로 하고 안은 왕골로 받쳐 만든것인데 삿갓과 비슷하나 네귀가 우묵하게 패여들고 다른 부분은 둥그스름하다.
패랭이---참대개비로 엮어만든 갓의 한가지. 패랭이를 <<펑량자>>, <<평량립>>, <<폐양자>>라고도 일렀는데 이 갓은 <<천한>>사람이나 상제가 썼다. 패랭이 모양은 삿갓과 비슷하나 꼭대기가 민틋하다. 지난날에 사람들은 갓끈을 꿰여단 패랭이의 꼭대기에 큼직한 목화송이를 얹어서 썼으며 어떤 사람들은 패랭이에 검은 칠을 하여 썼다.
초립---풀로 결은 누른 빛깔로 된 갓인데 흔히 어린 신랑이 썼다.
흑립---검은 옻칠을 한 갓. 일명 <<칠립>>이라고도 일컫는다.
종이삿갓---종이를 기름에 절여서 물이 새지 않도록 여러겹 접어서 만든 갓.
상술한 갓의 재료를 보면 갈, 대, 소나무, 겨우살이, 비단, 면직, 종이, 말총 등이 있었다. 그런데 그중에서 갈이 제일 먼저 사용되였고 그뒤로 대, 소나무, 겨우살이 등이 사용된 것 같다.
그것은 갈로 만든 갓을 삿갓이 라고 하는데 비록 천이나 종이로 만들어도 삿갓이란 말을 붙이기때문이다. 그리고 대는 상술한 소립을 통해 알수 있는바와 같이 적어도 삼국시기에는 사용되였으며 천이나 종이 또는 말통 등으로 갓을 만드는 경우에도 반드시 테두리만은 대로 하였다. 천으로 만든 갓은 삼국시기에도 있었지만 말총으로 갓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고려시기라고 생각된다. 그것은 <<고려사>>에 <<마미립>>이라고 기록되여있기때문이다. 그러나 말총으로 만든 말총갓은 리조시기에 와서 대단히 발전하였다.
갓은 형태상에서 적지 않게 변하였다. 처음에는 삿갓이 생겼는데 형태가 대단히 단순하였다. 말하자면 경사면이 곧으며 양태가 넓어서 비와 해빛을 능히 막을수 있게 되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점차 양태의 경사면을 좀 굽히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을 발견하여 결국 방갓을 만들게 되였는데 방갓은 여전히 머리에 갓을 고정시키기 위한 미사리를 따로 만들어야 했다. 따라서 미사리없이 직접 머리에 쓸수 있는 갓으로 발전한 것이 패랭이다. 그러나 패랭이는 아직 양태와 대우의 구분이 명료하지 못했다. 그래서 다시 대우와 양태를 완전히 구분한 것이 초립이며 흑립인것이다. 이와 같이 조선민족의 조상들이 쓰던 갓은 력사발전에 따라 극히 간단한 형태로부터 점차 보기 좋고 실용적인것으로 발전하였는바 가장 완성된 갓은 흑립이라고 말할수 있다. 리조말기에 갓이라고 하면 보통 흑립을 의미하였던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