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의 사고방식은 퍽 현대적이며 이기적이라 할 수 있다.

　　사나운 악인을 섣불리 건드렸다가는 그에게 무슨 짓을 당할지 모른다. 그러한 악당에게는 감정적이고 직선적(直線的)이어서 나중에야 어떻든 감정이 폭발하는대로 행패를 부릴 염려가 다분히 있다. 그러나 착한 사람은 그렇지 않다. 하늘을 두려워 하고 신명(神明)을 무서워 한다. 때문에 조그마한 병이 생겨도 신의 벌이라 생각하고 곧장 그에게 달려가서 기도를 드리는 등 더욱 경건하게 신을 섬기고 받는다. 그러므로 착한 이를 골려주기가 쉽다는 것이다.

　　이와같이 귀신조차도 착한 이를 깔보는 마당에 사람이야 말해 무엇하랴. 선량한 사람 대하기는 모든 일이 수월하다. 그러나 악한 사람을 상대함에는 각별한 주의를 하지 않으면 그에게 행패를 당하기 일쑤이다.

　　"귀신도 착한 이를 깔본다."하는 속담은 정인군자(正人君子)의 가르침은 아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사회풍조를 적절히 표현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