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우리 속담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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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크, 이 놈이 틀림없이 소도적놈이로구나!> 영감은 이런 생각이 번개같이 스치자 얼른 일어나 마당 구석에 세워 놓은 도끼를 더듬어 쥐고 외양간 문곁에 바싹 붙어서 동정만 살폈다. 아니나 다를까, 외양간 문어귀로 다가오는 자박자박하는 조심스러운 발자취 소리가 들리더니 안으로 걸어 놓은 문고리를 쥐려는 찰나에 영감은 <이 놈!>하고 손목을 뚝 찍었다.
비명소리와 함께 팔이 쑥 빠져나가고 쿵쿵 마당 쪽으로 달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영문을 모르는 노친이 화다닥 놀라 깨며 웬 일이냐고 물으니 영감은 노친이 놀랄 것 같아서 도끼를 구석에 놓고 노친을 나무람했다.
<여보, 당신이 손님 접대를 좋아하더니 엊저녁 그 놈이 소도적이였소. 그 놈이 방금 소를 훔치려는 걸 쫓아버렸소. 다시는 아무 손님이나 들여놓지 마오.>
노친은 너무도 뜻 밖의 일이라 어안이 벙벙하여 더 대꾸도 못하고 멍해 있었다. 과연 길손은 돌아 들어오지 않았다.
뒤숭숭한 밤이 지나가고 새 날이 훤히 밝아왔다. 장밤을 뜬 눈으로 보낸 영감이 외양간에 가보니 외양간 문 안에 커다란 손목이 뚝 떨어져 있었다. 영감은 노친을 불렀다.
<여보, 이걸 와보오!>
노친은 피가 낭자한 손목을 보고 두 눈이 뒤꼭지로 올라가 화들화들 떨었다.
<아니 영감두, 아무리 소도적이기로 손목까지...>
영감은 코방귀를 뀌었다.
<소도적놈인데 손목이 떨어져도 싼 일이지!>
영감은 떨어진 손목을 내다 두엄무지 속에 파묻어 버린 후 비자루를 들고 마당에 흘린 피 흔적을 싹싹 쓸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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