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무슨 말이오? 숯가마가 우리 밥줄인데 그것을 헐다니?"
"이게 전부 금덩어리에요. 이제부터는 숯 굽는 일을 안 해도 부자로 살 수 있게 되었어요."
남편은 반신반의했지만 워낙 아내의 말이라면 무조건 듣는 그인지라 할 수 없이 숯가마를 헐어서 집으로 옮겨 왔다.
다음 날 아내는 그 돌 한 덩이를 남편에게 내 주면서 팔아오게 했는데 많은 돈을 받아왔다. 얼마 후에는 큰 부자가 되어서 수많은 전답을 사고 열두 대문 집을 짓고 많은 하인들을 거느리고 살게 되었다.
한편, 딸의 친정은 점점 가세가 기울어져 갔다. 위의 두 딸은 벌써 많은 재산을 주어 시집을 보냈는데 얼마 후 부터는 아버지가 찾아가도 구박을 심하게 하는 것이었다. 끝내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구걸을 하는 신세가 된 영감이 어떤 큰 부잣집 앞에서 밥 좀 달라고 소리를 치자, 안에서 이 소리를 들은 주인 여자가 목소리가 하도 이상해서 나와 보더니,
"아버님, 이게 웬 일이십니까?"
그 말에 깜짝 놀란 영감이 자세히 바라보니 주인 여자는 바로 셋째 딸이었던 것이다. 아무리 자식이라 하지만 지난 일을 생각할 때 너무도 부끄러워서 그냥 돌아서려는 것을 셋째 딸이 겨우 달래어 안으로 모셨다. 그리고는 목욕을 시킨 다음 비단 옷에다 좋은 음식을 대접하였다. 그러면서 이 영감이 딸의 얼굴을 보니까 정말로 딸의 얼굴에 복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 같았고 집안을 두루 살펴보니 모두가 복이 흘러 들어올 것만 같이 생각되었다. 그런데 이 집에서 기르는 개에게도 복이 매달려 있는 것을 본 영감은 딸에게 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