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들은 부자 영감은 그만 역정을 크게 내었다.
"뭣이 어째? 네 복에 잘 살아? 부모의 덕으로 잘 사는 줄 모르고 괘씸한 년 같으니, 썩 나가서 어디 네 복대로 잘 살아 봐라!"
아버지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서 하인을 불렀다.
"마당쇠야! 너는 지금 밖으로 나가서 길에 서 있다가 아무 놈이고 처음 보는 놈을 이리로 끌로 오너라! 그 놈에게 이 년을 줘서 보내야겠다."
주인의 호령에 마당쇠는 밖으로 나갔다가 얼마 만에 숯장수 총각을 데리고 들어왔다. 그는 가난에 쪼들려서 몰골이 초라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리하여 이 숯장수 총각에게 딸을 데려가라고 하니까 총각은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집이 워낙 가난하여 장가 들 나이가 지나도록 시집 오겠다는 처녀가 없어서 걱정을 하던 참에 어여쁜 처녀가 생겼으니 오죽하였으랴.
이래서 셋째 딸은 총각을 따라 산속에 있는 그의 집에 당도하여 보니, 집은 다 쓰러져 가는 초가집인데다 늙은 어머니까지 있었다. 시어머니에게 인사를 드리고서 부엌으로 나가 보니 오지솥과 이빠진 사발 몇 개, 몽당 숟갈 두 개 뿐이었고 양식이라곤 좁쌀이 조금 있는 정도였다. 부잣집에서 잘 먹고 잘 입으며 편안하게 살았던 셋째 딸은 이 총각과 내외가 된 다음 고생이 말이 아니었지만 부지런히 집안일을 했다.
하루는 남편의 점심을 싸 가지고 숯 굽는 곳에 가보니 숯가마가 모두 금덩어리인 것을 알았다. 이게 꿈이 아닌가 하고 한참을 멍하니 서 있던 그녀는 틀림없는 금덩어리인 것을 깨닫고 남편에게 말을 했다.
"여보, 이 숯가마를 헐어서 모두 집으로 가져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