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2007.01.04)
내 복(덕)에 산다
옛날, 경상도 군위 땅 어느 마을에 딸만 셋을 가진 큰 부자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그 영감이 딸들을 불러다 놓고서 차례차례 물었다.
"얘, 큰 딸아! 너는 누구 복으로 이렇게 잘 사는 것 같으냐?"
"그야 아버님 덕으로 사는 거지요."
큰 딸의 이런 대답에 흐뭇해진 영감은 둘째 딸에게 물었다.
"얘, 둘째야, 너는?"
"암, 아버님의 덕으로 잘 먹고 잘 입고 좋은 집에서 살지요."
"암, 그렇고 말고."
아버지는 마음이 더욱 흡족하여 고개를 끄덕이다가 막내딸을 향해서
"막내야, 너도 그렇겠지?"
딸 중에서 셋째 딸을 제일 귀여워하는 아버지는 으레 더 흐뭇한 말을 듣겠지 하고 기다렸다. 그런데 의외의 말이 나왔다.
"저는 제 복이 많아서 잘 사는 줄 알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