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이성계는 경덕궁 높은 자리에 앉아 과거에 임하였다.
"얼마나 옛 조정의 신하들이 오려는고......?"
하루 종일 기다려야 시골 선비 몇 사람이 나타났을 뿐 전조의 구신들은 한 사람도 나타나지 않았다. 왕은 불쾌했다.
그런데, 오시가 지나면서부터 경덕궁 맞은 편 언덕 위를 하나씩 둘씩 지나가는 무리가 있었다. 포의에 보따리를 지고 수없이 언덕을 지나가는 무리들......
"저게 대체 무엇들이란 말이냐?"
이성계는 그것들이 무엇들인가 즉시 조사해 바치라고 일렀다.
미구에 한 사람의 신하가 들어와서,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전국의 태학생들인가 하오."
하였다.
"태학생들이라, 무엇하러 어디로 간다더냐?"
"아뢰옵기 거듭 황송하오나 과거를 보지 않기 위하여 뿔뿔이 망명의 길을 떠난다고 아뢰오."
"......"
태조는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