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그래 한 달음에 천리를 가는 재주가 너에게만 있다고 그리 시뚝해 하는 거냐? 걷어치워. 나도 한 달음에 천리를 갈 수 있어! >
파리의 말에 천리마는 코웃음을 쳤다.
<엑끼! 고약방자한 놈 같으니라구. 눈에 비벼 넣어도 성차지 않을 놈이 공연히 큰 소리만 앵 앵 쳐? 콱 밟아 죽이기 전에 저리 썩 못 비킬까?>
그러나, 파리는 도리도리 머리를 내 돌구며 소리쳤다.
<정 못 믿겠으면 어디 나하고 한 번 내기를 걸어 보는 게 어때?>
그리하여, 천리마와 파리는 내기를 하게 되었다.
시작 소리와 함께 내뛰는데 천리마가 한 동안 씨근벌떡 내뛰여 목적지에 이르러 훌 돌아서서 보니까 뭣인가 꼬리 쪽에서,
<해해해. 이래도 나를 못 믿겠어!!>
하고 소리쳤다.
다시 돌아보니 그것은 정말 희눈만큼 작디 작은 그 파리가 아니겠는가!
그 통에 천리마는 할 수 없이,
<음-너도 과연 한 달음에 천리를 날았구나.>
라고 시인할 수 밖에 없었다.
이로부터 <말꼬리에 파리가 천리간다.>는 속담이 생겨났는데 대개 남의 세력 밑에서 기운을 펴고 으스대는 사람들을 이르는 말이라 하겠다.
마음 잘 먹으면 북두칠성이 굽어본다
옛날 조선 경기도 연천 장려에서 매일 매일 비락질을 하며 살아가는 앉은뱅이 한 사람이 있었다. 어느날 그는 연천 장터에서 역시 구걸을 하는 장님을 만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