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아닐세. 그래도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할 필요는 없지 않나.≫
했으나 그는 제 고집을 조금도 꺾지 않았다.
그런 어느날 상진이가 길을 가고 있는데 농부 한 사람이 누렁 소와 붉은 소 두 마리로 밭을 갈고 있었다.
상진이가 소들을 보니 몸집이든 기골이든 꼭 같은데 도대체 어느 소가 힘이 더 센지 모르겠다.
≪여보시오, 농부님! 그 소들이 서로 엇비슷해 보이는데 둘 중에 어느 소가 힘이 더 센가요?≫
그러자, 농부는 소리난 쪽을 바라보고서도 아무 대구 없이 그냥 밭만 갈아 나갔다.
≪여보시오, 농부님. 그래, 그 두 소 중에 어느 소가 힘이 더 센가 말입니다!≫
그러나, 농부는 여전히 알은 체를 하지 않았다.
그제는 그만 상진이 화가 치밀어,≪여보시오, 농부님. 묻는 말에 도대체 왜 대답이 없소?≫하고 소리쳤다.
그러자, 농부는 밭갈기를 멈추고 상진이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의 귀에다 입을 대고 들릴락 말락한 소리로 말했다.
≪저 누렁 소가 힘이 더 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