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그도 아예 목을 매여 죽고 말았다.
이리하여 조만간 또 두 사람이 물거품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이에, 사람들은 ≪참으로 사람 목숨은 물거품과도 같구만.≫
하고 한탄해 마지 않았다.
이리하여, 이 속담이 널리 퍼지게 되었던 것이다.
문전 모른 공사 없고 주인 모른 나그네 없다
옛날 옛적 남선고을의 남선비와 여산고을의 여산부인이 부부가 되어 살았다. 집안은 가난하여 살림이 궁한데, 아들이 일곱형제나 태어났다. 여산부인은 살아갈 궁리를 하다가 남편에게 무곡(貿穀)장사를 하도록 권유했다. 남선비는 부인의 말대로 배 한척을 마련하고 남선고을을 떠났다.
배는 오동나라에 닿았는데, 오동나라 오동고을에는 간악하기로 소문난 노일제대귀일의 딸이 있었다. 귀일의 딸은 남선비의 소식을 듣고 선창가로 달려와 남선비를 유혹했다. 그 홀림에 빠진 남선비는 둘이서 장기판을 벌여놓고 내기를 시작했다.
하루 이틀 지나가니 타고 간 배도 팔고, 쌀을 살 돈도 모조리 빼앗겼다. 갈 수도 올 수도 없는 신세가 되니, 남선비는 노일재대귀일의 딸을 첩으로 삼아 끼니를 얻어먹기로 했다. 새살림이 시작되었는데, 집이라고는 나무돌쩌귀에 거적문을 단, 수수깡 외기둥의 움막이었다. 이 집에서 남선비는 첩이 끓여준 겨죽단지를 옆에 끼고 앉아 개를 쫓다가 꾸벅꾸벅 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