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꾼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호랑이는 탁-하더니 두 발로 원님을 채가지고 번개같이 사라졌다.
이로부터 ≪배고픈 호랑이 원님을 알아보나≫하는 속담이 항간에 파다히 퍼지게 되었다 한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라
옛날 옛적 농사동이란 외진 두메마을에 다욕하고 인색한 배씨네와 마음과 성정이 무던한 이씨네가 이웃하여 살아가고 있었다.
배씨네와 이씨네는 명절마다 각가지 떡을 찌고 빚고 치고 색다른 음식들을 장만하여 먹군했는데, 그럴 때면 의례 함께 음식들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나눠 먹군 하였다.
헌데, 배씨네는 몹씨 인색하여 명색이 나눠 먹는다고 하지만 언제나 자그마한 그릇에 살풋살풋 보기좋게만 담아서 이씨네 집으로 내보내군 했다.
이런 어느 날이었다.
이씨네 집에서는 오월단오 명절이 되어 송편을 빚게 되었는데 전례대로 왼간히 큰 나무함지박 그릇에다 참깨 기름까지 찰찰 발라 배씨네 집으로 내보내게 되었다.
≪얘야, 어서 이 떡 함지를 배씨네 댁으로 갔다드리렴.≫
어머니의 말에 다른 일 같으면 아무 큰소리 없이 살짝 일어나 너렁청한 집 언팎을 드나들며 일해 제낄 딸이었건만 이날만은 뽀루통해 앉아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