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부터 항간에서는 백독천독(百讀千讀)에 소원성취한다는 속담이 생겨났다고 한다.
배고픈 호랑이 원님을 알아보나
옛날 강원도 어느 한 고을 원님이 밤낮 주색잡기와 노략질 행패만을 일삼다가 백성들의 란을 당해 삽십육계 줄행랑을 놓아 피신 도주하게 되었다.
헌데, 바쁜 통에도 뒤가 마려워 갓을 벗어 나무가지에 걸고 쭈쿠리고 앉게 되었다.
뒤를 다 보고 우를 건 듯 쳐다보니 허, 이것 참, 왠 갓이 걸려 있지 않겠는가!
≪야. 정신 없는 놈 다 보겠다. 군자(君子)는 사(死)라도 관불면(冠不免)이라 했거늘 관을 벗어 던지고 가다니?≫
그는 얼른 갓을 집어쓰고 길에 나섰는데 이때 고을 쪽에서 와-와 사람떼 소리가 귀를 때렸다.
급해 맞은 원님은 아예 길을 버리고 골짜기 총림 속으로 허겁지겁 헤짚고 들어갔다.
헐금 씨금 얼마나 올리 뛰었던지 따웅! 소리에 깜짝 놀라 앞을 내다보니 난데없는 백년대호가 두 눈을 뚝 부릅뜨고 벌건 혀를 날름거리며 떡 버티고 앉아 자기를 노려보고 있지 않겠는가?
≪어이쿠!≫
질겁한 원님은 이렇게 외마디 소리를 내지르며 뒤로 벌렁 물러섰다.
그러나, 그가 한 발 물러서면 호랑이는 두 발씩 노리며 따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