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처녀들이 이렇게 대답하는데 김씨 소녀만은,
≪보리고개가 제일 높은 고개인 줄로 아뢰옵니다.≫
≪보리고개는 산 고개도 아닌데 어이하여 제일 높다고 하는고?≫
≪천하지대본 농사일하는 농부들로서 호박잎에 물이 갚이고 보리이삭에 여물이 지기 전은 묵은해 식량이 막 떨어지는 가장 어려운 대목, 그래서 보리고개는 세상에서도 넘기기가 가장 어려운 높은 고개라고 할 수 있지요.≫
이에, 임금은 여간 감탄해 마지않았다.
이리하여 김씨 소녀는 그날 간택에 장원으로 뽑히워 15세 나이에 왕후가 되었으니 그가 바로 정순왕후였다.
이로부터 또 보리고개란 속담이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병신 바른 말을 싫어한다
옛날 한 소경령감이 떠듬떠듬 길을 더듬어 가고 있었다.
그래서, 의례 그를 보는 노변말을 사람들이,
≪저기 저봐, 소경령감이 혼자 먼 길을 가고 있네.≫
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소경영감이 가던 길을 뚝 멈추고 소리나는 쪽을 향해 볼부운 소리를 했다.
≪흥! 내사 눈을 감았던 말았던 당신네들께 무슨 상관이기에 그런 부질없는 시비를 다 하는 게요 앙?!≫
공연히 바른 말을 했다가 욕을 본 사람들이 그 소경이 돌아올 때는, ≪저기 저봐, 판사령감이 인제야 돌아오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