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꼬락서닐 스스로 잘 알 터인데
그 몰골로서 기생방 출입이 가당하냐
기왕 기생방을 찾아왔거들랑
쥐꼬리만한 시조 삼장이라도
버젓이 불러얄 게 아니냐
그나마 입조차 뻥긋 못하니
얼굴도 무서운 박생이다만
혀끝까지도 그렇게 못생겼구나
한낱 기생마저 공공연히 자기의 인격에 대해 이렇듯 조롱과 모용을 아끼지 않는지라 우평숙은 당장 술상을 들어 초옥을 후려갈기려다가,
≪에라, 그래서는 일시적 분을 풀 수 있으되 어찌 나의 무능함을 개명시킬 수 있으랴. 오냐, 오늘은 내가 너에게 놀림을 당한다만, 하지만 나도 힘쓰면 안될 리 만무하거늘 오늘 이 일이 장차 나의 영광이 될 수도 있겠지.≫
하고 그 길로 박연폭포로 달려갔다.
몇 천 길 높이에서 쏴쏴 떨어지고 부서지는 폭포수는 과연 은하가 걸린 듯 좌우 골짜기에 만발한 목련화는 정녕 비단무늬가 번쩍번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