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남양 사람은 발가 벗겨도 삼십 리 간다
수원 남양의 한 마을에 가게가 있었는데, 어느날 마을 사람 중 갑(갑)이라는 사람이 그 가게에 외상 몇 푼을 지고는 갚지 않고 몰래 이사를 갔다. 이를 안 가게 주인은 방방곡곡 찾기를 몇 년 했다.
이것도 모르고 갑이라는 사람은 십 년쯤 넘었으니 강산도 변한다는데 자기가 어찌 날 알까보냐 하고는 십 여 년 뒤 그 가게에 들렀다.
마침 밤이었는데 주인이 발가벗고 방에서 잠이 들려 할 즈음에 점워과 물건 흥정을 하게 되었다.
이때 주인이 십 여 년 전에 외상진 갑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소리를 지르며 급한 김에 발가벗은 채 뛰어나왔다.
갑은 깜짝 놀라 도망치기를 수원서 서울로 30리쯤이나 도망쳤다. 그리고는 이쯤이면 괜찮겠지 하고 뒤를 돌아다 보니 이게 웬일인가? 아직도 벗고 뛰어오더라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이 말이 유명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