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은 얼른 불을 지펴 콩을 닦고 감자를 구웠다.
그런 뒤 량반을 들여다 보니 길제 자란 수염마저 부르르 떨고 있었다.
그래서, 하인은 량반을 흔들며 말했다.
《량반님, 어서 일어나세요. 어쨌든 수염이 석 자라도 먹어야 량반이지 죽고야 어찌 량반질을 하겠소이까?》
그 말에 량반도 깨달은 바 있었던지 하인이 들고 있는 구운 감자를 와락 잡아채 입에다 마구 쓸어넣고 우물우물 먹어댔다.
《수염이 석 자라도 먹어야 량반》-이 속담은 바로 이렇게 되어 나온 것이라 한다.